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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③] 중국을 보면 한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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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③] 중국을 보면 한국이 보인다
  • 윤미용 기자
  • 승인 2019.12.0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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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한국치과시장에 어떤 의미인가?”

중국시장은 한국 치과산업에도 위기이자 기회의 땅이다. 덴탈아리랑은 중국치과시장의 현지취재를 통해 눈부신 성장 속에 펼치지는 세계 치과산업의 치열한 각축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한국 치과산업의 고군분투기를 특별시리즈로 준비했다. ‘중국을 보면 한국이 보인다’의 세 번째 시리즈로 ‘중국은 과연 한국치과시장에 어떤 의미인가?’를 살펴본다.

하청공장에서 기술독립국으로
“그동안 중국제품은 2% 부족하다고 느껴왔다. 마감처리가 항상 부족했는데 그동안 중국제조사에 품질 업그레이드를 요청하면 즉각 반영해서 제품품질이 상당히 올라왔다. 이제는 국내 고객들에게 중국제품이라도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을 정도는 됐다” 수년간 중국제품을 취급하며 국내에 수입, 판매한 한 업체 대표의 말이다.

개원가에서도 과거 중국산 제품을 선뜻 선택하기 꺼렸을 만큼 품질에 의구심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런 현상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산 제품의 품질력이 상당히 향상됐다는 평가 때문이다. 특히 국내 다수 수입업체들이 국내시장에서의 축적된 품질 기준을 중국제조업체들에게 요구하며 품질향상이 이뤄진 점도 이 같은 단기간 급성장을 촉진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제조사들은 이 같은 한국시장의 경험치를 전달받아 제조라인에 반영, 한국을 발판으로 세계시장을 향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중국산 제품의 국내 시장 공략은 이제 시작단계일 뿐이다.

한때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은 세계최대 14억 인구를 배경으로 ‘최대 잠재 소비국’이자 ‘최대 생산기지국’이다.

치과산업 역시, 중국은 오랫동안 수작업이 필요한 일부 재료와 일회용품 그리고 주요 원료 공급망으로써의 역할을 해오며 장막 뒤 1차 산업 제조국의 입지를 구축해왔다.

중국치과산업이 가장 도약을 나타낸 분야는 이제 유니트체어, CT, 핸드피스, 멸균장비, 각종 치과소장비 및 CAD/CAM 관련 지르코니아, 밀링장비, 3D 프린터와 위생용품 등이다.

이들 제품군은 퀀텀점프 중인 중국 내수시장 성장 수요로 제품들의 생산기반이 확충되며 매출증가와 자본유입으로 R&D 수준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이러한 현상을 잘 보여주는 제품군을 꼽는다면 금속파우더를 이용한 메탈프린터이다.

현재 전 세계 시장의 메탈프린터시장은 중국산이 압도적이다. 올해 국내시장에 소개된 메탈프린터 6종 중 5종이 중국제품일 정도로 시장 장악력이 높아졌다. 

전 세계 시장에서 유통 중인 유럽과 북미 제조사들의 마스크와 각종 일회용품의 원산지는 대부분 중국이다. 시장 내 유통되는 이들 소모품의 80% 이상은 중국에서 제조된 제품들이다. 중국은 이 같은 단순 소모품 뿐 아니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기술력이 필요한 각종 기자재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남부지역인 화남지역에는 중국 최대 치과제조산업단지인 포샨(佛山)단지가 있다. 이곳에서는 100여 개의 치과전문 제조사들이 유니트체어에서 각종 소장비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 수출하고 있다. 기업들의 제품 중 상당수가 ‘Made in China’ 제품으로 혹은 국내 조립된 국산제품으로 탈바꿈해 전 세계시장과 한국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 인허가를 마친 중국산 치과의료기기는 주로 1, 2등급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핸드피스류와 일부 나이타이 파일, 엔도용 장비, 광중합기, 교정용 브라켓 등은 이미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제품이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나름 합리적 선택으로 볼 수 있지만 국내치과 제조업계는 중국과의 기술력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 점을 상당히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삼성 갤럭시 폴드가 주는 시사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의 중국시장 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0%에 가깝다.

그러나 최근 한발 앞선 기술력을 내세운 폴더폰이 소개되면서 다시금 시장 확보에 불씨가 살아날 기미가 보인다. 스마트폰 0%와 폴더폰 시장의 산뜻한 출발은 어디에서 시작하는 것일까?

중국이 보유한 기술의 접근성이 그 차이를 가른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치과계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중국 현지에서 만난 중국 유통업체 대표는 “중국시장 내 한국제품 이미지는 그냥 중국제보다 조금 더 좋은 정도다. 가격은 많이 비싸다”면서 “한국제품 중 중국시장에 먹히는 것은 임플란트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중국 제품은 아직까지 완벽한 것은 아니나 쓸 만하다. 임플란트만을 놓고 보면 한국제품이 아직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평가했다.

중국은 자본은 풍부하나 기술은 아직 축적 단계에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경쟁력 있는 제품이 나오는 것이 시간문제일 정도다. 정부가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산업은 그 투자 규모가 크고 개인기업과 정부가 밀착해서 성장시키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간다. 의료산업도 이미 국가적인 전략적 관리 산업에 들어가 있다.

특히 중국치과는 아직까지는 성장세 속 경기가 좋은 편이다. 대미통상마찰로 인한 영향도 거의 없는 편이어서 당분간 지속적 성장이 예상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는 무엇?
한국치과시장에게 중국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고객으로서의 중국시장은 한국산 치과임플란트와 CT, 그리고 일부 치과재료 등에도 다소 우호적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독일과 미국, 일본 제품과의 가격적인 경쟁력으로 접근성이 나은 편이다. 그리고 이들 제품들은 아직 국내 치과산업과는 수년간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임상데이터 축적이 필수인 임플란트 등 수술 관련 분야에서는 중국정부가 수입제품의 인허가 관련 규정을 까다롭게 적용하면서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남아있다.

중국현지에서는 유럽 및 미국제품 외에도 이제 한국제품과 유사한 디자인과 기능을 그대로 모방한 카피캣들도 수년 전부터 다수 출현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이미 핸드피스와 마이크로모터, 소장비 등은 자본과 기술축적으로 한국제품의 상당부분을 따라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실제 중국시장 내에서 한국제품의 점유율은 임플란트군을 제외한 전체 제품군에서는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의 약진과 중국내 각종 인허가 제도의 강화로 인한 시장확대 차질, 그리고 중국 리스크에 대한 업체의 부담으로 인한 소극적 진출전략 때문이다.

올초 중국은 국가정책적으로 추진 중인 쯔양시의 덴탈밸리단지 부스를 지난 3월 광저우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했다.

한국 기업 중 스피덴트, IBS임플란트, 디오 등이 중국현지 업체들과 함께 참여하고 있는 쯔양시의 덴탈밸리는 한국의 기술력을 토대로 중국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라인 신설과 제품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 내 현지 생산으로 중국시장 공략 전략이 성공적인지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이제 치과산업은 개별 기업들의 역량으로 시장진출 전략을 수립하기에는 업계 리스크가 높아졌다. 따라서 중국 속 한국 고유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는 업계와 정부지원의 협력이 필요하다. 국제적인 밸류체인 속에서 한국치과산업의 포지셔닝은 선진국 수준의 제품력을 갖춰야 살아남을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국 브랜드의 이미지 강화, 품질과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종합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가격만 낮추는 전략은 유효기간이 짧은 단기 미봉책에 불과하다. 치과산업에 대한 정부지원도 과거 반도체분야처럼 기술개발 R&D등 세계시장에서 밀리지 않는 한국 브랜드만의 가치를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R&D 투자와 우수 브랜드 육성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업계도 한국 제품들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그런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따라서 가격경쟁력에 우선하기 보다는 기술개발과 디자인혁신, 마케팅 부문강화를 통해 브랜드 파워강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중국 속으로 들어가느냐? 또는 중국을 포기하느냐의 2020년 한국치과산업은 이제 또 다른 갈림길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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