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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영업전략 “고객이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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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영업전략 “고객이 봉?”
  • 윤미용 기자
  • 승인 2019.11.28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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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퇴출 갈림길 선 일부 업체 … 위기 자처한 꼴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 몫, 시장 내 신뢰 질서 붕괴

최근 일부 업체들의 파산과 법정관리 등 잇단 악재로 치과계가 뒤숭숭하다. 

지난해 말 시작된 B레이저업체의 부도설과 회생절차에 이어 M&A 추진, 올해 발생한 치과기공전문업체인 H사의 파산, 공격적 영업 전략을 주도해 온 M사의 부도설 등으로 업체와 관련된 고객들의 피해와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B업체는 최근 수년간 할부판매를 리스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며 일정 부분 리스료 대납조건으로 치과에 판매해 국내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체납된 리스료가 고객에게 청구되며, 기업 내부 경영악화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해당 업체는 올 초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 회생절차 개시결정에 따라 지난 6월 M&A 매각공고 허가결정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인수의향자가 인수의사를 번복하며 최근 치과업계의 제3자 기업이 인수유망자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측도 지난 2월 레이저장비 대응TF를 구성, 치과의사 회원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중재에 나섰지만 M&A가 되더라도 회원들의 실질적인 피해구제범위는 다소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치과의사가 기업의 고객인 경우, 치협이 적극적으로 나서 대비책을 세우는 반면, 무리한 확장으로 인한 경영악화로 법원의 회생인가를 선택한 치과기공전문업체 H사와 시장 내 치과기공소를 대상으로 멤버십 가입비를 받고, 시중 가격보다 저렴한 회원제 프로그램을 운영한 M사에 대한 해결책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특히 M사는 업계에서 과도한 할인정책으로 매입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물품이 시중에 풀리다보니 기공시장은 물론 고객들로부터 적정 제품가격에 대한 신뢰도에 적지 않은 의구심을 받아온 것도 사실.

M사와 거래해 온 업체들은 “언젠가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 많았으며, 이와 같은 사태가 벌어질 것을 일찌감치 예상하기도 했다. M사가 이 같은 부도설이 일파만파 확산되며 매입업체들과의 거래가 정지되는 것은 물론 물품매입과 공급도 애를 먹고 있다.

M사는 광주에 있는 자산매각 절차를 통해 일부 갚는다는 전략이지만 문제는 수 백여 명에 가까운 치과기공소장들이 이미 몇 백만 원에서 수 천만 원에 이르는 선납금을 낸 상황이라 피해자의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한치과기공사 측은 지금은 사태를 지켜보며 진정국면을 살펴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의 발단은 기업들의 무리한 영업전략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과도한 할인정책과 영업판촉비 책정으로 무리한 다단계식 영업방식이 자행됐다. 결국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지탱하는 비정상적 방식으로, 장기간 버티기 힘든 구조임에도 아랫돌을 빼 윗돌에 괴는 돌려막기식 영업 전략을 고수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 결과는 업계 내 치과의사, 치과기공사, 치과 업계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게 했다. 수년 전부터 자행된 과도한 할인정책 등의 무분별한 영업방식은 결국 날카로운 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앞으로도 또 다른 날카로운 칼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업계에서도 자각해야할 시점이다. 

치과의사 고객 역시도 합리적인 판단으로 이 같은 유혹의 손길이 언젠가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할인 유혹을 뿌리칠 필요가 있다. 지금 치과계는 쓰라린 손절매를 통해 아주 값비싼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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