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환자에게 사보험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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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서 환자에게 사보험을 권한다?
  • 박아현 기자
  • 승인 2019.09.0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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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험 수요 증가 … 신종 환자 유인책 활용 논란
일부 개원가 진료기록 알고도 가입시키는 사보험 설계 만연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치과계에서 큰 비중이 없었던 치아사보험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보편화되면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치과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각종 사보험과 관련한 문의로 줄을 잇고 있다.

사보험 가입 후 보험 청구를 위해 서류 등을 요하는 환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치과에서는 환자 서비스의 일종으로 치아 사보험을 숙지하고 환자의 초진 단계부터 서류검토 등을 도와주기도 하며, 이를 전문적으로 코칭해주는 강연들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의 치아보험 수요증가에 따른 서비스를 일부 치과에서는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개원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상담실장이 계획적으로 치아 사보험 설계사 자격을 취득한 후, 치과를 찾는 환자들에게 개인별로 가진 질병에 맞는 보험을 설계해주며 가입을 유도하고 있는 것.

일반적인 치아 사보험 관련 환자 서비스는 이미 치아 사보험에 가입돼있는 환자에게 가진 보험 내에서 최대한 혜택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부 치과에서는 방문한 환자의 질병을 확인한 후 환자상태에 맞는 보험가입을 권하고, 면책기간이 경과한 후 환자를 다시 부르는 방식으로 유인하며, 이후 방문 진료 시 관리부터 청구까지 도맡아한다.

최근 치과구인구직 사이트에는 상담실장을 대상으로 ‘추가로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따로 시간 내지 않아도 치과에서 근무하며 투잡이 가능하다’는 내용으로 치아보험 설계사를 모집하는 공고가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어 실제 일부 개원가에서 이러한 편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

한 병원경영컨설턴트는 “한 지역에서 한 치과가 이런 방식의 운영을 시작하면 주변 다른 치과도 경쟁적으로 도입한다”면서 “환자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퍼지면서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는 상당한 진료비를 보상받아 좋고, 실장은 실적을 올릴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 돼버린다”면서 “이런 치과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다보니 이것이 위법이라는 사실조차 잊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같은 행위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 그 밖에 유인하거나 이를 사주하는 행위는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하여 금지된다’는 내용에 의거, 위법행위다. 또한 본인의 질병을 알고도 알리지 않은 채 가입하는 경우는 보험사 약관상 고지의무위반에도 해당된다.

그동안 개원가에서 치아 사보험 사기는 극히 일부에서 암암리에 이뤄져 왔다. 기존 치아 사보험 사기가 의료진과 환자가 공조 하에 허위진단서 발급 및 진료기록을 조작, 청구해 보험금을 편취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의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새로운 방식의 위법행위라고 봐도 무방하다.

치아 사보험을 강연하는 한 컨설턴트는 “강연에서도 가끔 그런 의도를 가지고 문의하는 분들이 있는데, 결코 치과에서 행하면 안 되는 일”이라며 “설계사 라이센스 취득 시에도 해당 내용에 대해 숙지하도록 돼있다. 그런데도 환자 유인알선 의도로 설계사를 취득한다는 점은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 개원의도 “이전보다 치아 사보험 문의가 늘어난 건 사실이다. 그와 동시에 그런 편법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는 얘기가 주변에서도 들린다. 보험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등 굉장히 체계적”이라며 “법적인 문제뿐 아니라 도덕적 문제다. 그런 곳이 계속 생겨나면 치료의 질도 떨어질뿐더러 전체 치과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장기적으로는 치과 윤리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치과계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일부에서는 이 같은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치과계 모두가 문제를 인식해 이를 붙잡아나가고,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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