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도중 ‘삼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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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도중 ‘삼킴’ 어쩌지?
  • 박하영 기자
  • 승인 2019.08.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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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 바로 뱉어도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져 … ‘기침 반사’ 둔한 노인환자 심각한 응급상황 발생

충북의 한 개원의는 5년 전 크라운이 환자의 식도로 넘어가 의료분쟁을 겪었다. 크라운 세팅을 마치고 한두 달 후 환자는 기관지염이 심해져 병원 신세를 졌다. CT를 찍어보니 폐 입구에서 크라운이 발견됐고, 다행히 내시경으로 빼냈지만 의료분쟁으로까지 이어졌다.

치과 치료 과정에서 임플란트 어버트먼트, 발치된 치아, 근관용 파일 등을 삼켜 응급상황에 이르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가 지난 2월 발간한 임플란트와 관련한 의료분쟁 사례집에는 환자의 이물질 삼킴이 두 건 명시돼 있다. 

임플란트 부품이 목에 걸려 바로 뱉었지만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례와 삼킨 후 치과의사의 확실한 대처가 있었고 다음 날 배변으로 배출됐지만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경우가 있었다. 

이식학회 이강현 부회장은 “두 사례 모두 의료진이 진료행위에 대한 처치를 잘 했기 때문에 법원에서 과실이 없다는 판결이 났다. 후자의 경우 치과의사가 구토를 유도하고, 이비인후과와 내과를 거쳐 대학병원 입원까지 처리했다. 또한 환자의 상태를 꾸준히 체크하며 이상이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삼키는 것뿐만 아니라 기도로 들어가면 더 심한 응급상황이다. 입을 벌리면 기도가 닫히는 게 정상이지만 기도가 열려 있는 분들이 간혹 있다. 특히 노인 분들은 기도가 열려 있어 임플란트 어버트먼트나 다른 작은 기구들이 들어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며 치과에서 환자의 식도나 기도로 이물질이 들어가는 상황을 설명했다.

노인의 경우 음식물을 삼키는 과정인 연하작용에 문제가 생기면서 ‘기침반사’가 둔해진다. 기침은 기도에 이물질이 들어오면 기도 밖으로 배출하는 반사 작용으로, 고령일수록 근육 감각 저하와 폐의 탄력성이 떨어져 이런 반사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대한노년치의학회 이성근 회장은 “노인 환자는 기침반사가 둔해져 오히려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갔는데도 못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를 무증상 흡인이라고 한다”면서 실제 ‘하임리히법’으로 대처했던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이어 “보통 기도 연하 예방법으로 기도 쪽에 거즈를 대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전신마취는 괜찮지만 국소마취를 할 때 환자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기구에 치실을 묶어 혹시 모를 흡인에 대비하고, 석션 파워를 높여 삼키기 전에 빼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료를 보조하는 직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치과치료용 삼킴 방지기구가 출시되기도 했다. 30여년동안 치과 진료실에서 환자와 마주한 박용한(한맥치과) 원장은 2015년 11월부터 기구 개발에 몰두해 지난 2월 정식 출시했다.

그는 “사실 치과에서 환자가 이물질을 삼키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심각한 문제는 삼켰을 때 기도로 흡인돼 폐로 들어가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치과치료용 삼킴 방지기구는 보존과의 경우 러버댐으로 해결 못하는 인레이를, 보철과는 임플란트 보철을 장착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기구를 소개했다.

기구는 부드러운 실리콘 재질로, 바가지 형태의 포집낭에 숨구멍을 내 환자의 호흡을 용이하게 도우며 이물질이 기도나 식도로 넘어가지 않게 한다. 

이어 그는 “신의료기술평가사업본부에 신의료기술 평가를 접수한 상태”라면서 “기구의 효과, 안전성에 대한 자료를 요청받아 제출했고, 현재 우호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의료기술로 인정돼 의료보험이 적용된다면 개원가에서도 비용부담 없이 적극 사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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