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세 개의 문장을 듣고 도형을 그려보자. 첫째, 평행한 두 선분을 긋는다. 둘째, 두 선분의 끝을 한 선분으로 잇는다. 셋째, 나머지 끝을 두 선분으로 이어준다.
실제로 필자가 코칭 강의 중에 문장을 하나씩 불러주고 도형을 그리게 했더니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성에 감탄할 만큼 다양하고 기발한 모양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정답을 한 번 생각해보자. 정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똑같은 이야기를 듣고 도형을 그리지만 어떤 이는 단번에 맞추는 반면 어떤 이는 전혀 다른 그림을 그려낸다. 리더는 대부분 전자를 생각하고 소통을 하지만 현실은 후자인 경우가 더 많다. 그 간극만큼 리더가 느끼는 좌절감은 비례해 커진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소통을 단순히 서로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의사전달만 하는 것으로 소통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소통에서의 의사전달은 일부 역할일 뿐이다.
특히 조직에서는 의사전달을 넘어 목적성, 명확성, 방향성을 가진 소통이 돼야 하고 소통의 방식은 조직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소통에 있어서 화자는 제대로 의미를 전달해야 하고 청자는 화자의 의도와 의미를 제대로 들어야 서로 통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소통을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코칭의 핵심역량에 그 해답이 있다.
소통의 시작은 경청이다. 얼마나 잘 듣느냐가 무엇을 얘기하느냐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잘 들어야 제대로 질문도 가능하다.
경청(傾聽)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귀를 기울여 들음’이라고 한다. 여기서 들을 청(聽)을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귀 이(耳) + 임금 왕(王) : 왕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비롭게 들어라. 왕의 앞에서 들을 때처럼 집중해서 들어라.
열 십(十) + 눈 목(目) : 열 개의 눈으로 관찰하면서 들어라.
한 일(一) + 마음 심(心) : 온전한 한마음으로 집중해서 들어라
즉, 말하는 상대방에게 다가가서 왕의 마음으로 자비롭게 듣고, 열 개의 눈으로 상대방의 신체적 언어와 감정, 의도를 관찰하면서 상대방을 온전히 한 마음으로 집중하며 듣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경청은 그냥 듣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경청해야 하는가? 가장 먼저 상대에게 잘 듣고 있다는 제스쳐(몸 기울이기, 추임새, 고개 끄덕이기 등)를 보여주고, 상대가 하는 말의 의도를 헤아리고 상대가 말하지는 않지만 말하고자 하는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기 위해 애쓰면 된다.
쉽지는 않지만 모든 코치들은 이런 훈련을 통해 경청 전문가로 거듭난다. 이는 재능이 아니라 훈련으로 길러짐을 의미한다.
말 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을 억누르고 상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가 먼저 직원과 환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이것이 그들의 마음을 얻는 비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