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평 치과의 1.5평 감염관리실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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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평 치과의 1.5평 감염관리실 도전기
  • 윤미용 기자
  • 승인 2019.06.2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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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관리실 구축이 불러온 신뢰와 믿음” 운정뿌리사랑치과 임희철 원장·김민희 부장

“우리 치과 대기실에서 환자들이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감염관리실이랍니다. 놀랍죠?” 운정뿌리사랑치과(대표원장 임희철, 이하 뿌리사랑치과)는 여느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가족단위 환자가 많다. 뿌리사랑치과는 올 초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 3월 치과감염실을 개방형 주방처럼 진료 접수대와 진료실 가운데 설치한 것. 대기실에서 치과감염실을 유리창 너머 훤히 볼 수 있게 배치했다. 60여 평의 신도시 치과에서 과연 감염관리실을 설치하기까지 그 출발점과 운영 현황은 어떨까? 이 모든 프로젝트를 아낌없이 지원해온 임희철 원장과 총괄책임자로 진두지휘한 김민희 부장을 만났다.


무엇이 이들을 움직였나?
첫 출발은 ‘내가 치료하는 진료실 기구들이 과연 우리 가족에게 마음 놓고 사용할 정도로 안전한가? 이미 110여 개에 달하는 지역 내 치과와 향후 GTX역 신설 등 호재로 더욱 치열해질 시장에서 우리 치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도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김민희 부장은 “원장님이 식당과 치과는 사람의 입속과 관련되니 유통기한을 준수하고 양심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며 실무를 총괄했던 입장에서 안 그래도 비좁은 체어 8대의 60평 치과에서 어디를 늘려 감염관리실을 구축해야 할지 고민을 거듭했다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대기실에서 진료실로 이어지는 2가지 방향의 진입로를 과감하게 하나로 만들고 환자들이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공간에 오픈형 주방처럼 환한 감염관리실을 설치했다. 환자들이 가장 믿고 싶어 하지만 실상은 가장 취약한 부분이 원내 소독실이다.

1인 1기구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질검사와 소독관리 문제점 확인 등 여러 테스트를 거쳤다. 객관적인 감염관리실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했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진료 시 어떤 유형으로 감염이 전파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기 위해 식용색소를 사용해 보호장구 없이 진료 시 에어로졸과 감염 노출 경로를 동영상으로 촬영해보기도 했다.

 


효율적 감염관리실, 기본에서 출발
뿌리사랑치과의 감염관리실이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규모는 작지만 체계적인 감염관리실 작업라인 구축과 효율적인 감염관리실 운영이다. 대한민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60여 평 치과에서 고객인 환자에게 치과를 소개하는 얼굴로 투명한 감염관리실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리고 감염관리 교육을 이수한 감염관리사로 하여금 관리를 전담케하고 있다. 특히 감염관리실을 구축할 때 소공포 개는 법에서 수술포와 각종 수술복 싸는 법, 글러브 끼는 법 등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온 직원이 기본교육부터 함께 참여했다. 치협의 감염관리지침 등 입수할 수 있는 자료들을 통해 도면을 제작하면서 감염관리실을 만들었다.

감염관리실은 진료실과 최소한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창문을 만들어 기구류를 이동시키며 일정시간 감염관리 교육과정을 이수한 감염관리사가 전담한다. 감염관리실은 더티존, 클린존 등으로 구분, 1단계로 의료폐기물을 분리하고, 2단계는 침전과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에 따라 세척과정을 거친다. 초음파 세정에서는 전용액을 사용하고 헹굼단계를 거친다.

건조 시에는 수건 대신 에어건을 사용하고 있다. 기구들은 모두 자동 실링으로 처리한 후 고압증기 멸균기와 저온플라즈마로 멸균처리하고 있다. 감염관리사는 감염관리실내 업무만 전담하며 소독된 기구 전용장을 만들어 감염관리실과 진료실 양쪽 방향으로 문을 열 수 있게 만들어 진료실 스탭들은 감염관리실을 출입하지 않고도 멸균된 기구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감염관련 기자재 활용으로 효율성 상승
특히 핸드피스 관리 시 오일과 소독을 같이 사용할 수 있는 CE 인증 ‘오롤린 인트라’와 ‘GZYME’를 사용 중이다. 일반 오일은 베어링에 혈액 등 오염물질이 정착돼 제거가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오롤린 인트라’ 핸드피스 오일링과 함께 잔유물을 용해시켜 세척력을 높여 환자의 구강내에서 잔유물없이 작동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잔여 소독제는 에어건으로 배출시킨다.

개인별 기구들은 플라즈마로 멸균한다. 감염 환자의 경우, 별도 기구셋트로 관리, 사용하며 감
염 환자는 전용소독액으로 15분간 따로 침전 후 단독 멸균 과정을 거친다. 진료실 출입 시에는 스티키매트는 밟고, 두건과 고글을 착용한다.

아울러 진료실에서는 스케일러 돔이나 배리어 필름 사용으로 교차감염을 예방하고자 했다. 한 달에 한 번 전 직원을 대상으로 행위 평가와 재교육을 실시하며, CCTV 모니터링을 통해 미달 직원의 재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감염관리시스템 투자, 무한신뢰 얻어
1인 1포장 멸균적용은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차차 적응되면서 병원내원 환자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우선 신뢰도면에서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으니 치과감염에 대한 우려를 씻어냈다.   

직원들의 업무 과중도 처음과 달리 시스템화되면서 큰 우려는 되지 못했다. 치과의 직접적인 투자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멸균관리실 구축을 위한 인테리어 공사, 소독 장비 설비, 기구 및 매월 소비되는 소모품류, 그리고 인건비다. 뿌리사랑치과의 경우, 수천만원대의 인테리어 및 장비투자가 들어갔지만 이런 투자 외의 월 지출비용은 감가상각 외에 소모품류 월 35만 원대와 2명 인건비가 소요된다. 

물론 치과가 감염관리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투자 비용도 적지 않았지만 이로 인해 치과와 환자와의 신뢰감 상승은 뿌리사랑치과의 큰 자산이 되고 있다. 특히 이번 감염관리실 구축과 함께 내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SNS 설문을 진행한 결과, 치과내 감염관리실 설치가 꼭 필요하다는 응답이 90%에 육박했다. 아울러 감염관리실로 인해 주변인 추천 의향도 97%라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김민희 부장은 “환자들의 신뢰도 상승과 함께 감사인사도 많이 받았다. 당연히 감염관리를 해야 함에도 칭찬받는 현실이 다소 씁쓸하기도 했지만, 환자들의 믿음이 상승하며 원내 신환 증가와 치과매출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고 책임감을 더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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