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특강] 2019년 대한민국 근관치료의 현재와 미래②
상태바
[임상특강] 2019년 대한민국 근관치료의 현재와 미래②
  • 김선일 교수
  • 승인 2019.02.21 0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근관치료 중 대학병원 보존과에 내원하는 환자들
연세대학교치과대학 보존과학교실 김선일 교수

대학병원 보존과에 근무하다보면 주변의 치과의사 선생님들께 다양한 주소를 가진 환자들을 의뢰받게 된다. 통계를 내어 본 것은 아니지만 근관 석회화, 기구 파절, Post, Ledge 혹은 Zip 등으로 인해 근단부까지 근관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의뢰 사유인 것 같다. 이와 같은 경우 치근첨까지 적절한 근관 성형 및 세정이 불가능해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비교적 명확한 원인을 가지고 있으므로 진단 및 치료 계획을 세우기 쉽다. 물론 치료가 쉬운 것은 아니므로 치과용 현미경이나 초음파 기기 등 장비가 없는 경우에는 적절한 시점에 의뢰를 하는 것이 환자나 치과의사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원인이 명확한 상태에서 근관치료를 의뢰하는 경우가 많지만, 통증의 원인을 알 수 없어서 의뢰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이중 많은 케이스가 진단만 정확히 내리면 상급의료기관에 의뢰하지 않아도 만족할만한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진단이 어려운 케이스 중 상악 제1대구치가 원인인 경우가 꽤 높은 빈도를 차지한다. 왜 다른 치아들보다 상악 제1대구치가 진단에 어려움을 줄까?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두 건의 임상 증례를 통해 확인해 보고자 한다.

첫 증례는 43세 여환으로 약 2주 전부터 오른쪽 위 작은 어금니부터 큰 어금니까지 다수의 치아가 전반적으로 아프기 시작했고,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최근 2~3일간은 오른쪽 눈 밑까지 뻐근하고 잠을 깰 정도로 아프다는 주소로 치과의원에 내원했다가 극심한 통증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의뢰됐다.

이 환자는 최근 감기에 심하게 걸린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 구내 방사선 사진 상 #16 치아의 치근단 치주염이 관찰됐으나 구강 검사상 #15, 16, 17 치아 모두 타진에 약간 불편감을 호소하는 정도였고, 부종 등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그림 1>. 근관치료는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래 전에 받았다고 했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CBCT 촬영을 했다. Reconstructed Panoramic Image에서 우측 상악동 점막의 비후와 #16 MB Root, 상악동의 개통, Axial Scan Image에서 Missing된 MB2 Canal과 주변의 골 파괴가 관찰됐다<그림 2>. MB2 Canal을 포함해 모든 근관에 재근관치료 시행했다. 첫 치료 이후 극심한 통증은 많이 완화돼 근관 충전을 진행했고, 정기 검진에서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그림 3>.

두 번째 증례는 33세 여환으로 오른쪽 위 큰 어금니에 근관치료 받은 지 1년 정도 됐는데, 최근 뜨거운 것을 먹을 때와 씹을 때 불편해서 집 근처 치과의원에 갔다가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주소로 의뢰됐다. 환자는 치과의사에게 근관치료 돼 있는 치아는 차고 뜨거운 감각을 느낄 수 없으므로 다른 치아가 원인일 텐데 다른 치아는 이상이 없어 보인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환자는 찬 물에 대한 불편감보다는 뜨거운 물에 대한 불편감이 심하다고 했다. 본원에서 촬영한 구내 방사선 사진을 보면 비교적 근관치료가 잘 돼 있는 #16번 치아를 확인할 수 있다<그림 4A>. 하지만 러버댐을 하고 뜨거운 물을 이용한 Hot Test를 했을 때 환자는 근관치료가 돼 있는 #16번 치아에서 명확하게 시큰한 불편감을 호소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CBCT 촬영을 했고, 근관 충전돼 있는 MB Canal 옆으로 MB2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 4B>. 러버댐 하에서 MB2 근관 입구를 찾은 뒤 근관 성형 및 세정을 시행했고, 다음 내원 시 환자의 불편감이 해소된 것을 확인한 후 근관 충전했다<그림 5>.

첫 번째 증례는 Missing된 MB2 Canal의 치수 괴사와 세균의 독소 및 부산물이 치근단 병소를 만들었고, 우측 상악동과 개통되면서 만성 치성 상악동염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 만성 상태로 유지되다가 최근의 감기로 인해 점막 비후 및 세균 감염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이로 인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 치성 급성 상악동염으로 진단했다. 대부분의 근관치료와 관련된 극심한 통증은 구강 내 부종이나 타진에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지만, 이번 증례와 같이 상악동과 연관된 경우, 구강 내 검사에서 심한 통증이 재현되지 않는 케이스가 있으므로 진단에 주의를 요한다.

두 번째 증례는 Missing된 MB2 Canal에 Vital Pulp Tissue가 잔존해 있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비가역적 치수염 상태로 변성돼 비가역적 치수염의 후기에 나타나는 증상인 뜨거운 자극에 반응을 보인 것으로 진단했다. 임상에서 근관치료가 돼 있는 치아가 차갑거나 뜨거운 자극에 불편하다는 환자를 종종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근관치료가 돼 있는 치아가 아닌, 같은 악궁의 전, 후방 치아나 대합치에 우식이나 치경부 마모 등의 원인이 있다. 하지만 본 증례와 같이 Missing된 근관이 존재할 경우 근관치료 이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이후 뜨거운 자극에 불편감이 생길 수 있으므로 근관치료가 돼 있다고 진단에서 무조건 배제해서는 안된다. 

두 증례 모두 MB2 Canal의 존재를 인지해 MB Canal의 Mesio-palatal 방향으로 약간의 추가적인 치질 삭제를 했다면 쉽게 근관 입구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상악 제1대구치의 MB2 Canal 존재 빈도와 관련해 다양한 연구가 있고, 많은 연구들에서 90%에 가까운 관찰을 보고할 정도로 대부분의 상악 제1대구치에는 MB2 Canal이 있다. 즉, 상악 제1대구치에서 3개의 근관을 찾았다면 한 개의 근관은 놓쳤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른 치아에 비해서 매우 높은 비율일 것이다. 필자는 이와 같은 상악 제1대구치의 해부학적인 특성이 다른 치아에 비해 진단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MB2 Canal이 Missing된 ‘대부분’의 환자에서 왜 별 문제가 없는 것일까? 이는 많은 MB2 Canal이 치근단 부위에서 MB Canal과 만나서 치근첨에서는 하나의 근단공으로 나가기 때문일 것이고, 치과의사에게는 다행스러운 점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