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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호 교수의 공감하는 소통] 존중과 존경이 있는 새해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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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호 교수의 공감하는 소통] 존중과 존경이 있는 새해를 기대하며
  • 차인호 교수
  • 승인 2019.01.1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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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치과대학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차인호 교수

얼마 전 TV를 보다가 젊은이들의 대화 가운데 ‘너를 리스펙트하게 됐어’라는 대사를 듣게 됐다.
분명히 ‘Respect’ 즉 존중과 존경의 뜻을 가진 영어 단어를 말한 것인데, 젊은 사람들끼리 대화하면서 무슨 뜻으로 사용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 

Respect는 Re(다시)와 Spect(보다)의 조합으로 ‘너를 다시 보게 됐다’라는 뜻이다. 친구로 지내면서 피상적으로 보다가 어떤 일을 계기로 친구를 재발견하면서 감동의 뜻을 담아 말했던 것으로 생각됐다. 이 일을 계기로 존중과 존경의 사전적인 의미부터 다시 찾아봤다. 물론 영어 단어로 ‘Respect’가 있고, 조금씩 다른 의미로 여러 가지 단어가 많이 있다. 

존중은 상대를 높여 귀하게 대하는 것이고, 존경은 다른 이의 인격을 공경하는 것으로 비슷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다른 이를 존중하고 존경하기 위해서 반드시 먼저 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영어 단어 Re + Spect처럼. 

학생들이나 환자들과 소통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군가의 참 귀한 집 자식이고, 가족의 소중한 구성원들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항상 처음 만나서 대화했을 때보다 여러 번 만나 속 깊은 대화를 나눴을 때 그 사람을 다시 보게 된다. 

5G 시대에 우리는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소통은 짧은 글로 전달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소통이라기보다는 일방적인 소식의 전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깊은 내면을 볼 수 없고 피상적인 상태에서 서로의 속뜻을 모른 채 이상한 의사결정을 내려 댓글을 다는 등 알지 못하는 특정인에게 치명적인 아픔을 주게 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물론 장점도 많이 있지만 즉흥적인 다수의 의견이 합리적인 결정인지를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느덧 2018년도 지나가고 2019년이 왔다. 지난 연말 우리는 여러 송년회에 참석하고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세계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좋은 일이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건 그렇게 많이 떠오르지 않는다. 의미 있는 일이 없었다기보다는 시간이 지나서 돌아보면 그렇게 호들갑 떨어야 될 정도로 큰 사건이 아니었던 것이다. 

또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해를 돌아보면서 새해를 계획하는 시간들을 갖는다. 하지만 한 해의 일들을 단시간에 돌아보는 것은 진정으로 자기를 돌아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합리화시키려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남이하면 불륜이고 내가하면 로맨스라는 말까지 있겠는가. 자신을 항상 돌아보면서 살아간다면 내 주위의 사람들을 존중하게 되고, 내 주위의 사람들도 나를 존경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작지만 여러분을 확실히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제안하고 싶다. 우선 가정과 직장의 작은 부서 단위에서 존중하는 연습을 해보자. 가족이나 직장의 구성원들은 서로의 사정이나 평소의 행동양식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마음을 열고 생각하면 이해하고 존중해 줄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 부모는 자식의 입장에서, 상사들은 자기가 처음 입사했을 때의 입장에서 서로 역지사지(易地思之)하면서 존중한다면 여기서부터 존경하는 세상은 시작될 것이다.

이러한 생각들이 생활 속에 자리 잡으면 모르는 사람들이 조금 이상하게 행동하거나 말을 하더라도 무슨 사정이 있어서 저렇게 행동하고 말하는지 한번쯤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게 돼 이해하고 존중해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서로가 이해하고 존중하는 생활을 하다보면 존경하는 마음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다.

새해에는 짧고 단편적인 소통이 아니라 진정성 있고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깊은 소통을 하고, 모두가 잠들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면서 살아간다면 자연스럽게 상대를 존중하고 존경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황금돼지 해를 맞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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