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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호 원장의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 가만히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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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호 원장의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 가만히 있으라
  • 정민호 원장
  • 승인 2018.12.2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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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스치과교정과 정민호 원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일이나 학회 일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그 일들이 보통 스스로에게는 별 이익이 안 되고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닌데 회원들의 기대치는 높고 스트레스도 많다는 사실을 느끼셨을 것이다.

그런 일들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요인중 하나는,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무엇인가 변화를 주려고 하면 사방에서 ‘노력해도 안 될 것이다’, ‘이런 부작용이 생길 것이다’, ‘시끄러워지니까 하지말자’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개선해보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한데, 모든 변화에는 반대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정책에 대한 반대는 종종 사람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일로 스트레스를 한두 번 받다보면 월급 받는 일도 아니고 잘해봤자 본전인데 왜 욕까지 먹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결국 ‘기존에 해오던 일들만 하자’라고 생각을 바꾸기 쉽다.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 사건 때 유명해진 말이다.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선원들은 학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지시하고는 본인들만 구조를 받았다. 위험이 다가오니 움직이라고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우왕좌왕 하다 불편해지거나 다칠 수도 있겠지만, 외부 환경이 계속 변화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변화에 적응을 하든, 변화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든 환경이 변하면 나도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협회나 학회 같은 조직에서 일하기는 부담스럽다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냉정히 계산해보면, 정치적인 목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 일 대신에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게 훨씬 이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잘 생각해봐야 한다. 조직이 없어지지 않는 한 어차피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속한 조직이 ‘나를 위해’ 혹은 ‘내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일을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직접 시간과 노력, 돈을 들이지 않고도 어떤 사람이 내 의견을 반영해 주위 환경을 바꿔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 아닐까.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내가, 그리고 내 주변 동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혹시나 일을 하는 분들 중 누군가가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변화를 추진하려고 한다면 그런 변화를 지지하고 있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좋다.

변화에 반대하는 사람들, 특히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걸려있어 반대하는 사람은 반대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거의 상관없는 일이지만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다고 생각해 지지하는 사람들은 의사표현을 안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귀찮아서 혹은 이야기해도 되나 망설이느라 아무런 의사전달을 하지 않은 사이에, 내가 원했던 변화는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될 수 있다.

변화를 추진하려는 사람들도 회원들이 실제로 변화를 바라는지 확신이 없기도 하고, 혹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기 쉽다. 지지한다고 이야기하면 변화의 동력이 생기고,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변화의 방향도 더 다듬어질 수 있다.

병원 신경 쓰기도 바쁘고 굳이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혹은 남들이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침묵하는 것은 어쩌면 가라앉고 있는 배에서 가만히 있자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일일지도 모른다. 생각나는 어떤 일이 있다면, 지금 전화기를 들어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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