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의 2018 ISO 참가기] 치과위생사, 치과-국제표준개발 회의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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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의 2018 ISO 참가기] 치과위생사, 치과-국제표준개발 회의를 가다.
  • 김지수 박사
  • 승인 2018.12.0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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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예방과사회치의학교실 김지수 박사과정
부산대학교 예방과사회치의학교실 김지수 박사과정

전 세계 162개국의 국가표준기구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ISO: 국제표준화기구)은 재료, 제품, 프로세스 등의 국제표준을 개발하는 단체다.

그 중 Technical Committee 106 Dentistry(TC 106)는 치과전문위원회로 그 아래 충전 및 수복재료, 보철 재료, 전문용어, 치과용 기구, 치과용 장비, 구강보조용품, 치과용 임플란트, 치과용 CAD/CAM 용품 등 8개의 Subcommittee(SC)를 가지고 있고, SC 아래에는 다수의 Working group(WG)들이 존재한다. TC106에는 미국, 독일, 일본, 한국을 포함한 27개국의 정회원국과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17개국의 준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해마다 개최되는 ISO 회의에 우리나라도 2002년부터 매년 참석하고 있으며, 총 책임자인 연세대학교 치과생체재료공학교실 김경남 명예교수님(TC 106 한국대표단장)을 필두로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원광대, 조선대가 함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나는 지도교수인 정승화 교수님과 함께 3년간 연구를 수행해왔다. 부산대학교가 국제표준안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장비는 구강 내시경 카메라이며, 이번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되는 회의에서 독일 대표들과 함께 규격(안) 채택을 위해 힘써왔다. 2016년 노르웨이, 2017년 홍콩에 이어 3번째 ISO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018년 9월 밀라노로 향했다. 

한국대표단은 대한치과의사협회 관계자들과 다수의 치과대학 교수 및 연구원 그리고 몇몇 기업의 대표를 포함한 총 26명이다.

16일 일요일 저녁 Welcome Reception을 시작으로 금요일 오전까지 회의 일정이 잡혀있었다.

Welcome Reception은 얼핏 보면 가볍게 다과를 먹으며 인사를 나누는 자리 같지만 실제로는 회의를 시작하기 전 각국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전략을 세우는 자리다. 

월요일 오전부터 수요일 오후까지는 각 SC의 WG별 회의가 이루어지고, 목요일은 WG별로 논의가 된 결과를 SC plenary(총회)에서 확인하며, 마지막 날인 금요일에는 TC106 총회에서 모든 현안을 최종 승인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구강 내시경 카메라는 SC4/WG7 Dental Handpieces에 소속돼 교수님은 전문가로, 나는 참관인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장에서 각국 대표들은 서로 자기의 주장과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를 견제했다. 그 이유는 각 나라 대표들의 의견이 곧 자국 업체의 생산과 수출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타 국가의 대표단들은 치과 관련 업체의 영업 및 개발부서 사람들이 다수 포진돼 있었다.

심도 깊은 ISO 회의를 통해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치과재료와 진료관련 자재들의 국제표준규격이 정해졌다. 우리나라도 치과대학 교수 및 연구자들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치과장비 및 재료들을 제조하는 기업들의 관심도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임상 및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치과위생사들도 여러 가지 치과관련 국제표준들이 어떤 과정과 회의를 통해 만들어지는지 인지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ISO 회의에 3년 동안 참석을 한 나는 다른 사람들은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좋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과 함께 치과관련 국제표준들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새로웠다.

전문가로서 직접적으로 회의에 참여하고 발표를 한 것은 없었지만 한국대표단으로서, 그리고 한 장비의 표준안 개발에 힘쓴 연구원으로서 뜻 깊은 시간이었다.

현재 ISO/TC106의 전체적인 주도권을 잡고 있는 국가는 미국, 독일, 일본이다. 앞서 언급된 국가들에 비해 대한민국의 치과시장 규모는 작고, 국가경쟁력도 부족하다.

하지만 많은 학계전문가와 연구원들, 각 치과 관련 기업의 전문가들이 협력한다면 ISO 회의에서 많은 국제 표준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언젠가 우리나라도 앞서 언급된 국가들과 함께 ISO/TC106을 주도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 성과를 내는 현장에 다수의 치과위생사들도 함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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