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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진비 폐지, 의료비는 내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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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진비 폐지, 의료비는 내렸지만…
  • 이주화 기자
  • 승인 2018.11.0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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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이면 서울! 큰 병원!” 선호 뚜렷 … 수도권 대형병원 집중 완화책 필요

선택진료비가 올해 초부터 폐지되면서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감소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지만 한편으로 수도권 및 대형병원에 환자가 집중되는 현상을 심화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폐지 후 ‘빅5’ 진료수입 증가
실제로 지난 6월 김상훈(자유한국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선택진료비가 폐지된 이후 1~4월간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세브란병원 등 ‘빅 5’를 비롯한 대형병원의 진료 수입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의 올 1~4월 건강보험 진료비 심사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것에 비해, 상위 5개 의료기관의 진료비 심사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다. 이는 의원 진료비 증가 폭의 2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치과대학병원도 영향
치과계에서도 특진비 폐지로 대학병원의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에도 실습을 위한 환자 모객에 어려움을 겪던 원내생들의 고충이 특진비 폐지로 인해 더욱 심화됐다는 것.

명훈(서울대치전원) 교수는 “특진비 폐지 이후 현재 본원 구강악안면외과에서 전공의 진료가 많이 감소했고, 교수 진료 대기는 더 늘어났다”며 “이에 과거 전공의 수준에서 학생들에게 배정되던 환자는 더더욱 줄어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원내생 환자 모객의 어려움에 대해 말했다. 

또한 “특진비가 없어진 상황에서 환자들이 전공의 진료를 기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진료비가 조금 경감된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진료를 맡기는 환자는 드물고, 특진비 폐지로 인해 원내생 진료를 더욱 기피하는 현상은 인지상정”이라며 병원이나 학교 차원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실정을 밝혔다.

또한 지난달 진행된 치과의료정책포럼에서 최종훈(연세치대) 교수는 “특진비가 폐지되면서 인턴이나 교수나 진료비가 같아졌고, 이로 인해 교수에게 진료를 받겠다는 환자가 증가했다”며 “가뜩이나 많은 환자가 특진비 폐지로 인해 더욱 증가했고, 이와 함께 ‘왜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냐’는 항의도 더욱 많아졌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대형병원에 환자 쏠림현상으로 진료를 위한 대기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정작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제때 진료를 받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특진비 폐지가 상급의료기관의 문턱을 낮췄다는 긍정적 효과를 취지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일부 의료기관의 환자 집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의료전달 체계 마련 등의 제도적 개선 노력이 뒷받침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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