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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호 원장의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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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호 원장의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자
  • 정민호 원장
  • 승인 2018.10.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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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스치과교정과 정민호 원장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자는 명제에 반대하는 치과의사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최선의 치료’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200년 전이라면 지리산의 용하다는 선생님을 찾아가 최선의 치료가 무엇인지 배워야 했을 것이고, 50년 전만 하더라도 유명하다는 교수님의 제자(전공의)가 되지 않고서는 최선의 치료를 배우기는 매우 어려웠습니다.

다행히도, 이제는 누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무엇이 최선의 치료인지는 쉽게 알 수 있는 세상이 됐습니다. ‘Evidence based treatment(근거중심치료)’의 시대가 됐기 때문입니다.

명의 홍길동 씨가 새로운 치료법 A를 개발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옛날에는 치료법 A를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알릴 방법도 마땅히 없었습니다만)직계 제자들에게만 전수했지만, 지금은 A를 이용해 치료한 환자 증례들을 ‘객관적인 자료정리방법’을 이용해 논문으로 작성해 발표합니다. 그러면 전 세계의 의사들이 논문을 읽어본 후 A가 과연 기존의 치료법들보다 좋은지를 각자의 진료실에서 사용해보고, 그 결과를 또 다른 논문들로 발표합니다.

만약 정말 A가 기존의 치료법들보다 좋다면, 다른 치료법들이 사라지고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이 모두 A를 사용하게 됩니다. 물론 반대로 A가 기존의 치료법보다 좋지 않다면 사라질 것이고, 비슷한 결과를 보인다면 여러 치료방법의 하나로 사용되게 되겠지요.

다시 말해서 지금은 ‘이 치료법은 나만 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는 이야기는 ‘이 치료법은 전혀 검증을 받아본 적이 없는 치료법’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19세기까지 사혈(bloodletting)은 콜레라, 결핵, 폐렴, 당뇨, 천식, 암을 포함한 수많은 질병의 치료법으로 권장됐습니다만 지금은 ‘서양의학에서는’ 전혀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Cohort Study를 통해 치료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재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것들 중 좀 더 세월이 흐르면 효과가 없다는 것이 밝혀질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환자들 중 특정 환자에게는 치료 효과가 다를 수 있으니, 세밀하게 연구를 하다보면 바뀌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어찌됐거나 분명한 것은 ‘현재 시점에서 최선의 치료’가 무엇인지는 문헌검색을 통해 얼마든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치과계 신문을 읽다보면, 아직까지도 치과계에서는 아직 근거중심의학이 보편화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Cohort Study가 단 한편도 없는 치료법이 전면광고와 인터뷰 기사로 홍보되는 모습을 보면 서글퍼지기까지 합니다.

지면을 빌어 제안드립니다. 치의학회에서 주관하는 근거중심진료에 대한 세미나를 일단 치과계 기자, 발행인 분들을 모시고 해보면 어떨까요?

검증되지 않은 치료방법을 공식적인 지면에 소개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치의학은 예전 시골장터의 약장수처럼 아무거나 하고 싶은 말을 해도 되는 수준이 아니라고 믿으니까요.

최소한 후향적인 Cohort 연구(retrospective Cohort Study) 한 편도 없는 치료방법이 공식적인 지면에 소개되는 일은 가급적 없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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