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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원장의 오만과 편견] 과잉 진료와 치과계 비판 Part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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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원장의 오만과 편견] 과잉 진료와 치과계 비판 Part I
  • 김기영 원장
  • 승인 2018.09.20 14:0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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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다스치과 김기영 원장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치과의사일 확률이 높다. 두 가지 질문을 해보겠다. ‘당신은 과잉 진료를 하고 있습니까?’ ‘다른 치과의사들이 과잉 진료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서 대다수의 치과의사들은 ‘아니오/그렇다’ 고 대답할 것이다. 

어떤 치과의사들은 다른 치과의사들의 치료계획에 대해 너무나도 쉽게 과잉 진료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심지어 환자들에게 그것을 얘기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다 맞는 얘기라면 긍정적인 것이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은 경우 또한 많이 보았기 때문에 치과의사들의 과잉 진료 판단의 오류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다. 

1. 부정확한 진단
이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일부 치과의사들은 거의 항상 부정확한 진단을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한 방사선 검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육안으로 관찰되지 않는 모든 우식에 대해 진단이 되지 않으므로 환자 입장에서는 이런 치과의사들이 양심적이라고 생각하는 오류가 생기고 치과의사의 입장에서는 다른 거의 모든 치과의사들이 하는 진료들이 과잉 진료라고 생각하는 오류가 생긴다. 

이런 심각한 오류가 없는 멀쩡한 치과의사도 항상 정확한 진단을 할 수는 없다. 한 소아치과 전문의는 ‘너무 많은 치과의사들이 소아 환자의 인접면 우식을 진단하지 못해 내가 충치의 갯수를 많이 얘기하는 것처럼 받아들여 환자들에게 원성을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들었다.
당신의 진단은 정확한가? 

2. 진단의 역치 개념과 치료의 적응증 개념 차이로 인한 판단의 오류 
치아 우식의 진단은 ‘조기 발견과 예방적 관리’를 모토로 하여 그 역치가 낮아졌다.
진단의 역치가 낮아진 것을 Operative Care의 적응증과 혼동해서는 안된다. 

당신이 보고 있는 치아의 백색 반점은 ‘치아 우식’ 입니까, ‘치아 우식’이 아닙니까?
초기 우식 병소라면 그것은 치료가 필요합니까, 필요하지 않습니까? 


이 두 가지 질문은 그 내용이 전혀 다른 것이므로 이에 대해 환자에게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치과마다 충치의 갯수가 다르다’는 환자의 불만이다. 이미 불만을 넘어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해 치과의사들은 ‘일부 부도덕한 치과의사들의 잘못’으로 치부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한 선배 치과의사는 나에게 ‘개원하면 충치의 갯수를 있는 그대로 얘기하지 말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 존경하는 선배님이었지만 나는 그 조언이 지금도 틀렸다고 생각한다. 틀렸을 뿐만 아니라 굉장히 위험한 조언으로서 환자들의 불신을 극복하기는커녕 오히려 정확한 진단과 교과서적인 치료계획에 대해서도 환자로 하여금 의심을 품게 함으로써 불신을 더욱 부추기는 주요한 원인이 아닌가 싶다. 당신은 어떠한가? 

일부 치과의사들은 초기 우식 병소에 대해 정확히 진단하지 않고 ‘충치가 없다’는 진단을 쉽게 하고 그에 대해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진단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과잉 진료라고 오해받을까 두려울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태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부정확한 것이며 기본적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비겁하게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또한 치아 우식학이나 예방 치의학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환자들은 치아 우식의 존재 여부에 대해 알 권리가 있고 치과의사는 치아 우식이 발전하지 않고 치아를 보존할 수 있도록 예방하는 것에 힘써야 한다. 병소의 조기 발견과 정확한 진단은 예방적 관리의 전제이므로 진단이 되지 않으면 예방도 할 수 없다. 진단의 기준을 공유해야 치과의사들 간 소통이 가능하다. 치아 우식의 진단 기준이 현재 어떠한지 살펴보아야 한다.

Dental Caries, ICDAS, ICCMS, Nigel Pitts, Nyvad 등의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이에 대한 최신 지견과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이 치아 우식인지에 대해서 치과의사들 간에 이견이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군다나 치아 우식의 진단을 치료해야할(Operative Care) 치아 우식의 개념과 혼용하여 사용하는 것 또한 매우 위험한 일이다. 환자들은 그것을 근거로 치과의사들을 불신하게 된다.

3. 치료 계획에 대한 이견과 과잉 진료 
진단을 정확히 했고 진단에 대한 이견이 없더라도 치료 계획에 대해 이견이 존재한다. 보존적/선제적 치료 방법에 대한 선호와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선택의 문제를 다루는 방법에서 특히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어떠한 방법이 가장 최선일까? 이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치과의사마다 각자의 지식의 깊이와 경험의 크기가 다르므로 우리는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다른 치과의사들의 강의를 듣고 학회를 가서 의견을 구하고 대화나 토론을 한다.

불신과 관련된 심각한 문제는 임상가가 이러한 정상적인 활동은 하지 않으면서 편협한 소견을 가지고 타 치과의사들을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행태에서 비롯된다. 

학문적으로 토론할 내용을 가지고 도덕적인 이슈로 변질시키는 일부 치과의사들은 일정 시간동안 대중을 속일 수는 있겠지만 오래가지 않아 그 내용의 빈약함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물론 자신의 선호가 어떤 이유로 상대적으로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해 견해를 밝히는 것은 치과의사들이나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근거 없는 타인에 대한 비방을 제외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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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아빠 2018-10-05 12:05:09
글 잘 읽었읍니다. 글을 읽어 보면 진단 오류를 지적하셨고, 개념차이를 지적하셨네요. 좋은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솔직히 진단 오류건 개념차이건 개판치고 과잉진료하는 치과의사들 꽤 있잔아요. 우리끼리 말이지만, 아무리 세미나가고 토론해도 몇 몇 놈이 작정하고 골드인레이 도배하면 참 암담하지요. 사실 이런 작태를 멈추게 해야하는데 말입니다. 글 잘읽고 있으니 열심히 써주세요.

김기영원장님팬 2018-09-27 12:13:29
항상 좋은 글 감사 합니다.
칼럼 내용이 유익합니다.
도움이 많이 되어 꼬박꼬박 챙겨 읽고 있습니다 ^^

part2 2018-09-21 23:35:49
치과의사는 아니지만 글 잘 읽고 갑니다.
part2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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