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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 치과위생사 노동권과 생존권 보장 요구치위생정책연구소, 의기법 개정 촉구 복지부 규탄 결의대회...치과위생사 500여 명 목소리 높여

치과위생사 500여 명이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모여 8만 치과위생사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보호해 달라고 외쳤다.

치위생정책연구소(공동대표 윤미숙․배수명)는 지난 9일 ‘8만 치과위생사의 노동권을 위협하는 의기법 개정 촉구 복지부 규탄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9일 입법예고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기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치과위생사의 업무범위만 유일하게 개정이 배제됐다. 이에 오는 18일 입법예고가 종료되고 법안이 발효되면 치과위생사의 진료보조 업무는 모두 불법으로 간주된다.

치위생정책연구소는 “치과위생사는 의기법이 개정된 이후 보건복지부에 지속적으로 법령 개정을 강력히 요구해왔지만 보건복지부는 지난 50년간 치과의사 단체와 충분한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묵인해왔고, 치과의사 단체는 자신의 직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회피해왔다”며 “법적 보장을 통해 정당하게 일하고자 했던 치과위생사 노동의 권리는 찢기고 부서지고 무너져왔다”고 밝혔다.

결의대회의 대표로 나선 신선정 교수는 “치과의사의 지도와 위임 하에 당연히 할 수밖에 없었던 진료보조업무가 위법과 합법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며 “더 이상 치과위생사가 자신들이 위법행위를 시행하고 있다는 죄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지는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으로 이 자리에 나섰다”고 밝혔다.

치위생정책연구소 윤미숙 대표는 “치과위생사들은 그간 부당한 대우 속에 인내하며 참아왔다”며 “치과위생사를 양성을 주도해온 정부의 무관심과 묵인으로 범법자로 내몰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치과위생사가 당연히 해오던 일을 누군가 문제 삼기만 하면 범법자로 내몰림과 동시에 생존권을 잃게 된다”며 “치과위생사의 업무가 법적으로 보장되는 그날까지 한마음으로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치과의사도 이 모든 모순의 중심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과의사들은 치과위생사의 업무 현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 계속 묵인하며 불법 위임진료로 치과위생사들을 더 이상 범법자로 내몰고 있다”며 “치과위생사들이 치과의료 업무 보조에 대한 법적 업무 보장에 동참해 달라”고 강력 촉구했다.

치위생정책연구소 윤미숙 대표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치과 진료보조업무 포함 요구

결의대회의 모두발언에는 한양금(한국치위생과학회) 회장, 문학진(대전․충남치과위생사회) 법제이사, 이은민(서울대학교치과병원) 치과위생사, 김호선(대원대학교 치위생과) 교수, 김귀옥(대한치과위생학회) 고문이 나섰다.

한양금 회장은 “치과위생사는 법정 치과의료 인력으로 반세기 동안 치위생학의 체계적인 학문을 배우고 구강건강의 증진을 위해 노력해온 전문 직종”이라면서 “현재 시행되는 의기법은 20년 전에 개정된 것으로 치위생학의 교육 및 학문적 발전 등 현시대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이제는 개정돼야 한다”며 개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은민 치과위생사는 “최근 치과 급여가 확대되면서 치과는 국민에게 가까워졌지만, 정작 치과에서 근무하는 직역인 치과위생사의 업무정지 처분이 불가피한 상태”라면서 “이번 의기법 입법예고는 보건의료서비스 전문화에 따른 환경변화에 부합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치과위생사만 현행유지로 현실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치과위생사는 지난 50여 년간 치과진료가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진료보조의 업무를 하며 치과 의료의 질적 향상에 기여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치과위생사가 법적으로 해당업무 수행의 타당성을 보장받고 당당히 국민의 구강보건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의기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역 간 명확한 업무영역 구분 요구

문학진 법제이사는 “지금 현재 치과위생사 업무는 △치석 등 침착물 제거 △불소 도포 △임시 충전 등 9가지로 한정돼 있어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 법”이라면서 “보건복지부는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치과위생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호선(대원대학교 치위생과) 교수가 모두발언에 나섰다.

항암치료 중에도 이번 집회에 참가한 김호선 교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국의 8만 치과위생사들이 현장에서 정당하게 일을 못 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며 “직역 간 업무영역의 구분이 명확하게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귀옥 고문은 “국민의 구강건강 증진을 위해 국가시험을 통과해 면허를 취득했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업무를 시행하면 범법자가 되는데 1년 중 약 10시간 치과진료 업무를 공부한 간호조무사는 법적으로 진료보조 업무가 가능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가면허증을 발급한 보건복지부도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면서 “치과위생사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국민청원에 동료 치과위생사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동참할 수 있도록 SNS에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선정 교수는 “국가의 정부인 보건복지부의 역할은, 법정 직종이 해당업무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복지부는 치과위생사의 개정 요구에 대해, 간호조무사와 치과위생사, 양 직역 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으니 알아서 협의할 것을 요구한다”며 “보건복지부는 당장 졸속 행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치위생정책연구소가 '치과위생사 노동권 위협하는 의료기사 악법'이라는 문구가 적힌 얼음을 깨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대한치과위생사협회는 앞서 치과위생사 업무범위 개정이 배제된 의기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한 담화문을 통해 “치과의료 현장에서는 현행 법령상의 문제로 업무 위축과 업무 해석에 대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러한 혼란과 불안 지속으로 인한 문제는 고스란히 국민의 피해로 작용될 것”이라며 치과위생사 업무범위 개정을 위한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또한 치위협은 “치과의료 현장에서 치과위생사가 가장 많이 수행하는 업무가 예방처치업무와 함께 진료보조업무라는 점에서 치과의료 현장의 업무 현실과 괴리된 현행 의기법 시행령으로 인해 업무 범위 해석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치위협과의 면담을 통해 “치과위생사의 진료보조업무에 대한 관련 법 개정에 대해 공감하나, 대한치과의사협회와의 협의를 통한 수용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치위생정책연구소는 “복지부는 직역 간 조정자 역할을 회피하고 직무를 유기했다”면서 “법 개정 사안을 묵인하고 방관할 경우, 담당 공무원 파면 요구 및 치과위생사 진료거부 등 강경투쟁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주화 기자  soundteethjh@dentalarir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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