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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맘’들 갑질에 치과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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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맘’들 갑질에 치과 ‘시름’
  • 이주화 기자
  • 승인 2018.09.06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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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환자 이직 의도에도 영향 미쳐

“이 더위에 애들 데리고 다니는 게 얼마나 힘든데! 우리 애 먼저 진료 봐주세요”

치과종사자들이 주로 모이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글이다. 글에 따르면 치과스탭 A씨는 예약 없이 아이를 데리고 내원한 보호자에게 자신의 아이를 먼저 진료해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받았다. A씨는 보호자에게 대기자가 많기 때문에 오래 기다려야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지만, 보호자에게 ‘아이 안 키워봤냐’, ‘이 날씨에 애 데리고 병원 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냐’는 등의 원성뿐만 아니라 ‘교육 못 받았냐’, ‘생긴 게 마음에 안 든다’ 등의 이야기까지 들었다.

이처럼 자기 자식만 생각하고 타인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는 이기적인 엄마, 일명 ‘맘충’의 횡포로 인해 몸살을 앓는다는 하소연이 늘고 있다. 

예약 여부와 무관하게 무조건 자신의 아이를 먼저 진료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한 치과위생사는 “자신의 아이가 고등학교 3학년이라면서, 앞서 대기하고 있는 환자가 여러 명 있는데도 먼저 봐달라고 우겼다. 고3이 벼슬도 아니고 다른 환자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는 것 같다”며 일화를 털어놨다.

예약을 당일에 취소해 치과에 피해를 입히고도 오히려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소아치과에서 근무하는 치과스탭 B씨는 수면마취 후 치과치료를 받아야하는 소아환자의 엄마에게 수면마취 치료를 위해 같은 시간대에 다른 환자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당일 예약 취소 시 예약비용의 환불이 불가하다고 사전에 고지했다. 또한 예약 전날에도 보호자에게 연락해 변동사항이 없음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호자는 당일 아이의 아빠가 수면마취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예약 취소와 예약비용의 전액 환불을 요구했다.

B씨는 “그 치료를 위해 치과의 오전 진료 일정을 모두 비웠다. 치과뿐만 아니라 그 시간에 치료 받기를 원했던 다른 환자들도 피해를 입는 것인데, 무조건 환불 해달라고 우겼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라도 이 엄마가 지역 맘 카페에 악의적인 글을 써 놓지는 않을 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같은 환자들의 무례함은 단순히 치과 스탭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는 이직 의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치위생학회지에 게재된 손지량․장종화 연구팀의 ‘치과위생사가 근무지에서 경험하는 무례함과 이직 의도의 관련성’ 논문에 따르면 치과위생사가 치과병?의원에서 겪은 무례함을 총점 5점으로 표현했을 때 환자 및 방문자의 무례함이 2.62점으로 가장 높았다.  

환자는 진료받을 권리, 알 권리 및 자기결정권 등의 다양한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의료진에 대한 신뢰 및 존중의 의무, 병원 내 관련 규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양질의 진료를 위해서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의 협조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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