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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 원장의 감성충만] 개똥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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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 원장의 감성충만] 개똥밭
  • 조선경 원장
  • 승인 2018.08.3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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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시즌치과 조선경 원장

요즈음 사람들은 더워 죽겠다, 얼어 죽겠다, 아파죽겠다, 힘들어 죽겠다, 좋아죽겠다, 웃겨 죽겠다, 배불러죽겠다며 죽겠다는 소리를 달고 산다. 그래서인지 먹고사는 일도, 날씨도 죽을 만큼 힘든 일들만 계속되는 것 같다. 죽지 못해 산다는 현 시점에서 보면 전년도가 좀 더 나았던 것 같고 내년은 불과한 것 같다. 

최근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언급되는 드루킹은 친노 친문 파워블로거인 경제적공진화모임 대표인 김동원이 사용하는 필명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경공모 회원인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들이 인터넷에서 각종 여론조작을 했다는 혐의 및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

비슷한 사건으로 2012년 대통령 선거기간 중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상부의 지시에 따라 인터넷에 게시글을 남김으로써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국가정보원 여론 조작 사건이 있었다. 당시 국정원장인 원세훈의 지시로 정치적 여론 조작 활동과 대통령 선거 후보 중 박근혜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고 야권 후보를 비방한 사실이 야당인 민주통합당에 의해 드러났다. 이로 인해 2013년 야권 지지층을 중심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퇴진이 요구될 만큼 큰 이슈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후 경공모 회원들은 2018년 3월에 정부 여당에 넣은 인사 청탁이 거부된 것에 반감을 갖고, 네이버 뉴스 기사 댓글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는 여론조작 활동을 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19대 대선 이전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과 옹호를 위해 인터넷 포털과 커뮤니티 등지에서 조직적인 여론조작을 해왔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왔고, 여러 증거를 통해 드루킹 일당이 문재인 정부 및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불똥은 엄한 곳으로 튀게 됐다.

오랫동안 노동운동을 했고 정치인답지 않게 인간적이고 옆집 아저씨같이 친근했던 정치인이 드루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투신자살했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안타깝고 슬픈 일이지만 그보다 적은 돈으로 인해 일생 동안 주홍 글씨를 달고 고통 속에 사는 사람도 있는데 죽음으로 면죄부를 받고 사람들의 추앙을 받으며 이 시대 열사인 듯 장례식을 치르는 것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국회 자살예방포럼에서 밝혔듯이 연간 1만3000명이 자살한다. 자살 유가족 중 자살자가 남편인 경우 아내의 자살 확률이 46배 높다는 통계가 있고, 자살 유가족은 일반인에 비해 8.3배 자실 위험이 높다고 한다. 생활고로 자살하는 사람도 있고, 마음의 고통이 극에 달해서 죽음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사람까지 여러 가지 이유로 죽음을 택한다고 한다. 

나도 늦은 나이에 아이를 출산하고 한없이 밑으로 가라앉는 것 같은 무기력증, 우울증과 극심한 허리 통증이 극에 달했을 때 죽음으로 이 세상을 마감하면 힘들고 어려운 일이 게임처럼 리셋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유명 연예인의 자살 소식을 접하게 됐는데 그녀의 죽음으로 그녀의 동생과 전 남편까지 자살을 하게 됐고 그녀의 자녀들은 외할머니의 손에서 자라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자녀를 많이 아꼈지만 사랑하던 아이들의 존재도 그녀를 이생에 붙잡을 수 없었던 것 같다. 그 후에도 그녀의 아이들은 할머니와의 불화로 많이 힘들어한다는 뉴스가 들리곤 했다. 여배우의 죽음으로 알게 된 건 죽음은 해결책이 아니라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며, 당사자가 도망가듯 없어진다 해도 남아있는 사람들이 당사자의 고통보다 더한 고통 속에서 죽은 자를 원망하며 불행해 한다는 것이었다. 

옛말에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110년 만에 최강 폭염인 요즘 날씨가 저승보다 낫다는 얘긴데 죽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 상황을 고려한다면 힘들고 어렵더라도 조금 더 버티며 끝까지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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