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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호시절도 이제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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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호시절도 이제 ‘옛말’
  • 구명희 기자
  • 승인 2018.07.1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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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학생 수 감소로 ‘속앓이’ 대학 늘어나 학제개편 및 교육 표준화 등 변화 절실

통계청 인구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출생아 수가 4만 명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가 거듭할수록 연도별 출생아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인구절벽이 눈앞에 닥친 것이다.

2020년 예상 출생아 수는 약 30만 명으로, 영·유아 시장규모 2016년 대비 1/4 축소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인구절벽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치위생계의 미래는 어떠할까. 곧 치과위생사 10만 명을 바라보고 있는 치위생계이지만 개원가에서 치과위생사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힘들게 치과위생사를 구해도 임상에 적응하지 못해 금방 그만두는 인력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매년 배출되는 신규 치과위생사는 5000여 명. 같은 해 배출되는 신규 치과의사에 비교하면 수치상 치과의사 1인당 6명의 스탭채용의 가능성의 타진된다.

그러나 학생 수 감소로 치과위생사 배출 인원이 함께 줄어들 일은 희박해 보인다. 대학마다 치위생과 학생 인원을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보건계열에서 치위생과를 신설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전히 보건계열이 대학 수익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치위생과 모집인원이 160명 더 늘어날 방침이다. 개원가 보조인력 수급 문제로 복지부는 교육부에 내년도 치위생과 입학정원 증원을 요청했고, 교육부에 신청한 대학 중 요건에 부합된 학교를 대상으로 추가 증원이 배정됐다.

한 치위생과 교수는 전형적인 대학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학생 미달일 경우 학교나 학과에서 교수들에게 가하는 압박이 크다는 것.

그는 “출생률은 줄어드는데 대학에서는 무리하게 학생 모집인원만 늘리려고 한다”며 “결국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한 학교는 수능 최하위 등급 학생까지 추가로 합격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다보니 수업에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며 학교는 오로지 국가고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교육에만 매달리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국시 합격률과 취업률에 따라 교과 평가, 정부 지원금이 달라지기에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 다른 교수는 “스케일링도 마네킹으로만 실습을 하는 학교가 있을 정도다. 결코 임상에 나와서 잘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교수들도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학제 개편과 치위생과 표준화 실태조사가 절실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임상 25년차 모 치과위생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신규 치과위생사들의 수준이 높아져야하는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치과위생사 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워 1~2년 일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대한치위생학과교수협의회(이하 교협)가 주도적으로 학문을 분류하고 인증평가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교협 관계자는 “졸업생 이탈률은 모든 대학의 고민이다. 졸업생이 취업을 하지 않으면 추수지도를 통해 치위생계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환경과 사회적인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실습을 다녀오고 난 후 임상의 어려움에 대해 하소연하며 학교를 그만두려는 학생도 있고, 자녀가 힘들어하니 부모가 그만두라고 동의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젊은 친구들이 한 곳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데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여건에 따라 그렇지 못한 치과위생사도 많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학생들의 개개인의 사고방식이 과거에 비해 단단해서 교육 역량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학교, 학생들도 노력해야겠지만 이탈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치과병·의원에서도 경영 마인드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처럼 치과위생사 호시절이라고 생각하면 앞으로 치위생계의 발전은 없다”면서 “선배들이 교육, 사회적으로 발전 방향을 예측하고 변화하는 시대를 제시해줘야 후배들이 설 자리가 더 많아지며, 신규 치과위생사 이탈율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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