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훈 학생의 작은 눈으로 크게보기] 새로운 치과의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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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훈 학생의 작은 눈으로 크게보기] 새로운 치과의 시대가 온다
  • 양성훈
  • 승인 2018.06.2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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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훈(경희대학교 치의학과 1학년) 학생

그 나이 즈음의 많은 아이들이 그렇듯이 어린 시절에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로봇이 나오는 화려한 SF 영화들이었다. SF라면 무조건 로봇이 나와야 했고 대부분 악당 역할이었다. ‘터미네이터’처럼 근육질의 남자가 무시무시한 총을 들고 화력을 뽐내는 것이 그때 로봇이 가졌던 이미지였다.

이제는 2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에도, 교실에서 수업을 들으면서도, 심지어는 뉴스 프로그램의 앵커까지도 이 로봇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게 됐던 사건이 있었다. ‘알파고’가 이세돌 九단을 이기면서 한국에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제목인 줄로만 알았던 AI는 그렇게 우리 생활에 가깝게 다가오고 있었다.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 인간만이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것에서 이제는 로봇이 그것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고 인간이 하지 못한 일들을 대신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전통적인 로봇의 역할이나 그에 대한 인식은 인간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이었다. 즉, 로봇은 인간의 대체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그러나 로봇에게 인공지능이 적용되면서 인간의 명령을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때로는 거부하기까지 하는 등 자체적인 판단력을 갖게 됐다. 더 이상 인간의 대체재에서 멈추지 않으며 인간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더 나아가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세계를 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시대에 장래에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갖게 될 사람으로서 어떠한 직업 정신을 가져야 하며, 더 나아가 어떤 삶에 대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이미 의료계에서 로봇은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앞으로 그 범용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가까운 미래에 로봇이 할 수 있는 외과적 시술은 양과 질 모두에서 인간을 크게 능가할 수도 있다. 인간에 대한 큰 축복이자 동시에 위협이다. 

고용정보원은 작년 한 조사에서 치과의사의 인공지능 대체 비율은 2025년에 47.5%로, 상대적으로 대체 위험도가 낮은 비교적 안전한 직종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올해 2월의 ‘4차 산업혁명 미래 일자리 전망’ 보고서에서는 치과기공사를 ‘3D프린터 영향 때문에 과거 복잡했던 보철물 제작의 공정이 줄어들고 제작 시간이 감소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위기 직업 8선으로 뽑았다.

동시에 ‘대학의 치기공학과에서 치과기공사 시험기준에는 없지만 3D프린팅을 가르치고 있다’며 향후 치과계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큰 변화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렸다. 3D 프린팅뿐만 아니라 AI 진단 기술로 파노라마 자동 판독, 교정 진단 등을 개선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똑똑한 치과진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 공부하고 있는 치대생이기에 앞으로 불어올 이 새로운 바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전문적인 대답을 내릴 순 없겠지만, 미래의 치과의사로서 이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의료적 술기를 익힐 뿐만 아니라 IT 분야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 역시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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