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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진료비 선불제” 주장, 치과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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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진료비 선불제” 주장, 치과계는?
  • 구명희 기자
  • 승인 2018.06.15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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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 적용 가능성 ‘제로’ … 의미부터 달라 동네치과, 진료비 미납 환자 대책 마련부터

“가급적이면 치료를 시작하면서 완납을 기준으로 진행하는 편입니다. 형편이 어려워 한 번에 치료비를 지불하기 어렵다고 하는 환자들은 단계별로 나눠 낼 수 있도록 미리 안내하는 편이구요”

“요즘에는 치료가 끝나고 비용을 요구하면 배 째라는 식의 환자가 많아요. 처음부터 진료비 선납을 요구하면 화내는 사람들이 많아서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이에요”

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받는 치료비 납부일의 기준이 없다. 대학병원 등에서는 진료를 받기 전 수납창구에 들려 비용을 지불하는 선납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개원가는 그렇지 않다.

경기 침체로 환자들의 진료미수금이 많아지고, 일부 환자들의 예약 부도율까지 늘어나면서 개원가는 오래 전부터 고민에 빠졌다. 이 때문인지 진료비를 받는 형태도 다양하다. 진료 단계별로 청구하는 개원가, 일정의 선금을 내면 모든 치료가 끝난 후 잔금을 받는 치과가 있는가 하면, 시작할 때 무조건 완납을 해야 치료에 들어가는 의료기관도 있다.

최근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두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선불제 투쟁’을 들고 나서 눈길을 끈다. 의협은 이달 중 온라인 전국회원 토론회를 열어 집중적으로 선불제 투쟁 방법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이 주장하는 선불제 투쟁이란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때 본인부담금과 공단부담금을 모두 환자에게 청구한 후 환자가 직접 공단부담금을 공단에 청구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진료비 미수로 고민하는 치과계에서의 선불제 도입, 과연 환자들에게 통할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는 게 일반 개원의들의 생각이다. 실제로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에게 진료비를 받는 선납과 의협이 주장하는 선불제 도입은 전혀 다른 의미다.

한 개원의는 “지금도 상담 후 치료 전 데스크에서 진료비 선납을 요구하면 도둑놈들이라고 삿대질을 하는 마당에 의협이 주장하는 선불제까지 적용했다가는 환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일시적인 할인 혜택으로 선납을 요구하는 개원가도 있지만 얼마 전 강남에서 발생한 사건처럼 문제가 불거진다면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간다”면서 “또한 그에 따른 책임과 질타는 동료 치과의사들이 져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불제를 시행하는 외국에서도 환자들의 불편함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적지 않아 사실상 치과계에서는 적용하기 힘든 정책이다.

치협 관계자는 “선불제 도입은 법적인 문제가 있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오히려 불리한 점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면서 “특히 치과에 적용시키긴 어렵다. 치과계에서는 논의조차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의료급여 미지급 사태는 갈수록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규모가 1조 원에 육박했다. 진료를 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의료기관의 고충을 해결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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