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58 (금)
[임상특강] 덴탈아리랑-대한진단검사치의학회 2018 공동기획 치과 진단 검사 ④
상태바
[임상특강] 덴탈아리랑-대한진단검사치의학회 2018 공동기획 치과 진단 검사 ④
  • 우재만 교수
  • 승인 2018.05.17 0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과진료와 신경손상 어렵지만 피할 수 없는 모두의 과제

치과의사에게 신경조직은 치료의 대상이자 기피 대상,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애증의 관계라 할 수 있다. 급성 치수염으로 얼음물을 머금고 뱉기를 반복하며 울먹이는 환자에게 Pulpotomy만으로 명의가 되기도 하고, 임플란트를 식립하려는데 하치조신경이 떡 하니 놓여있어 난감할 때도 있고, 사랑니를 빼고 신경손상이 생겨 마음의 짐을 지우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발치나 임플란트 수술 후에 발생한 신경계 손상은 누구나 피하고 싶지만 언젠가 한 번씩은(혹은 여러 번씩) 겪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신경손상이 생긴 환자에서 중요한 건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과 처치, 그리고 필요에 따라 적절한 시기의 타 기관으로의 의뢰이다. 또한 검증된 자료를 기반으로 한 예후에 대한 충분한(환자가 납득할 정도의) 설명도 치료 못지않게 중요할 것이다.

신경손상에 대한 대응방법을 대략적으로 나열하자면 (1) 눈으로 확인된 신경의 단절은 즉시 문합해주거나 즉시 의뢰 (2) 술 후 발견되는 신경손상은 객관적 감각검사법을 이용해 기록을 남기고 시기와 증상에 맞는 약물처방 및 물리치료를 통해 치유를 도모 (3) 마지막으로, 경과 관찰 중에 수술적 중재가 필요한 상태로 판단되면 늦지 않게 수술 또는 의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의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것은 신경손상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감각신경의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 우선 그 증상이 단순히 감각저하를 동반한 이상감각(Paresthesia)인지 아니면 통증이나 불쾌감(Dysesthesia)인지를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두 증상들은 서로 다른 감각신경검사 프로토콜에 따라 평가되고 처치돼야 하기 때문이다.

신경손상 증상의 종류에 관계없이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것은 감각이상의 범위의 기록으로, 환자를 편안한 자세로 앉아 눈을 감게 한 뒤 정상 부위에서 이환 부위 쪽으로 점진적으로 다가가며 감각이 변하는 위치를 표시해 이어주는 ‘Marching Needle’ 방법이 사용된다. 이환부의 범위는 주기적으로 평가해 그 크기의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통증이나 불편감이 아닌 감각저하나 이상감각의 경우 레벨 A, B, C 검사를 시행하되 정상반응이 관찰되면 다음 레벨의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레벨 A 검사는 방향 식별, 두 점 식별, 자극위치 재현검사로 이뤄져 있고, 레벨 B는 접촉 역치, 레벨 C는 통각 역치 검사다. 레벨 A 검사에서 정상반응을 보이면 Sunderland grade I (Neurapraxia), 레벨 B에서 정상반응을 보이면 Sunderland grade II (Axonotmesis), 레벨 C에서 정상반응을 보이면 Sunderland grade III, 레벨 C에서 상승된 역치가 관찰되면 Sunderland grade IV, 그리고 레벨 C까지 모든 검사에서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Sunderland grade V (Neurotmesis)로 진단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통증을 수반한 이상감각(Dysesthesia)의 경우 가벼운 접촉으로 통증이 유발되는 이질통(Allodynia), 반복적인 자극으로 통증이 유발되는 과통증(Hyperpathia), 자극에 비해 과한 통증을 느끼는 통각과민(Hyperalgesia), 그리고 자극에 반응하지 않지만 통증이 존재하는 무감각통증(Anesthesia Dolorosa) 등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모든 단계의 검사를 시행한다.

이와 같은 과정들을 통해 신경 손상의 종류와 정도를 초기에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이 이상적인 대응의 시발점이 되고, 또한 환자를 대할 때 이러한 프로토콜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대응하는 모습이 환자와의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고 법적으로도 불리한 입장에 놓이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


위에 나열된 검사들의 대부분은 치과 내에서 찾을 수 있는 간단한 기구들(코튼롤이나 면봉, 27g 바늘, 캘리퍼스 등)로 시행이 가능하나 더욱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Semmes-Weinstein Monofilament 세트, 압통 측정기, Thermal Disk 등과 같은 고가의 장비를 요한다. 아직까지는 안면부의 감각신경 검사에 특화된 장비나 기구 세트가 대중화돼 있지 않지만 임플란트 치료가 치과치료의 기본이 되고 점점 더 많은 개원의들이 사랑니 발치 진료를 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구강과 안면부의 감각신경 검사나 그 장비에 대한 관심이 진단과 검사기술의 발전으로, 나아가 치과 진단검사의학의 발전과 대중화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