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에 짬을 내서 책을 읽고 있던 중 ‘둔필승총’이라는 문구가 특히 눈에 들어왔다.
둔필승총의 뜻을 풀어보면 무딘 붓이 총명함보다 낫다는 말로, 꾸준히 쓰고 익히는 사람이 날 때부터 총명한 사람을 이긴다고 저자는 정리했다.
조금 다른 얘기일 수도 있지만 요 근래 치과계 기자로서 치과계를 취재하면서 무딘 붓을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참석자들이 학술대회에 참석해 강연을 경청하고 필기까지 하면서 연자의 목소리와 그 내용을 잠시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회에서 대표적인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그 지식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지식을 향한 열정을 끝없이 불태우는 모습은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계기도 됐다.
대개의 과학에 관련된 기술들이 그렇듯 우리 치과계 역사도 오래됐지만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과 유럽에 비해서는 아직 가야할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한국에서 세계적인 학술대회를 유치하고 국내연자들이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소식을 접하다보니 우직한 무딘 붓이 결국 총명함으로 발전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치과의사들이 주어진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노력하며 발전하고 있는 지금 ‘무딘 붓’이 치과계 정상에 오르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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