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58 (금)
[박기호 교수의 공감] 보스와 리더
상태바
[박기호 교수의 공감] 보스와 리더
  • 박기호 교수
  • 승인 2018.05.11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기호(경희대학교치과대학 교정학교실) 교수

얼마 전 몇 명의 치과대학 동문들과의 모임에서 요즘 치과의사로 살아가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필자도 몇 년 전부터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 결과 수가가 점점 낮아지면서 치과의사의 수입이 많이 줄었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견딜 수 있지만 직원들의 관리가 더 힘들다고 했다. 직원들의 눈높이도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지고 조직에 대한 애정이 크지 않아서 조금만 자기하고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쉽게 일을 그만둔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일을 그만둘 때도 치과의 사정을 고려해 미리 얘기하고 후임이 들어오는 것도 어느 정도 신경 써주었는데 이제는 그만 두기 며칠 전, 심지어 하루 전에 얘기를 하고 일방적으로 출근을 하지 않아서 황당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것은 개인 치과의 일만은 아니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교수들도 갈수록 전공의들이나 학생들 때문에 속 썩는 경우가 예전보다 훨씬 많은 것 같다. 십여 년 전만 해도 교수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르던 시절이었지만 이제는 자기들의 생각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반발하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명하복을 중요시하는 권위주의 시대에서 개인의 의견과 수평적인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자유주의 시대로 변화하면서 어쩌면 원장들이나 교수들이 불평하는 그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얼마 전 이야기했던 동문들 중 유일하게 한 명은 직원들이 대부분 5년 이상, 10년씩 바뀌지 않고 일한다고 했다. 일을 그만 둘 때도 몇 달씩 일하면서 후임이 구해지는 것을 도와주는 경우가 많아서 항상 감사한다고 한다. 그에게 비결을 물었더니 물론 처우를 괜찮게 해주려고 노력도 하지만 자기는 모든 직원들을 좋아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실제로 좋아한다고 한다. 그리고 직원들이 자기의 권위 때문에 지시에 따르기를 원하지 않고 자기를 믿고 좋아해서 일을 함께 즐겁게 하길 원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끝없이 소통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처음에 어색하던 직원들도 일 년, 이 년이 지나면서 원장의 진정성을 느끼고 신뢰를 하게 되면서 일도 주도적으로 하게 되고 웬만한 일이 아니면 오래 근무를 하게 되는 것 같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면서 치과의사의 리더로서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됐다. 사람인에 따르면 보스와 리더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보스는 공포심을 심어주지만, 리더는 신념을 심어준다. 보스는 내가라고 말하지만, 리더는 우리가라고 말한다. 보스는 해라라고 말하지만, 리더는 하자라고 말한다. 보스는 방법을 알려주지만, 리더는 방법을 보여준다. 보스는 단점을 지적하지만, 리더는 장점을 칭찬한다. 보스는 복종을 요구하지만, 리더는 존경심을 갖게 한다. 보스는 조직을 키우지만, 리더는 사람을 키운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보스는 카리스마와 단호함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개념이고, 리더는 관대함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개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권위주의 시절일 때는 보스의 카리스마가 조직을 발전시키고 구성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데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오늘날과 같이 한 명 한 명의 인격과 의견이 굉장히 중요시되는 시대에는 리더의 관대함이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학자들의 의견인 것 같다. 

역사적으로 리더의 덕목에 대해 많은 명언들이 있다. 리더란 희망을 나눠주는 사람을 말한다(나폴레옹). 혼자 모든 일을 다 하려고 하거나 모든 공적을 혼자 다 차지하려는 사람은 위대한 리더가 될 수 없다(앤드루 카네기). 탁월한 리더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자존감을 고양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인다(샘 월튼). 부하의 잘못을 자기 책임으로 돌리는 사람은 훌륭한 리더다. 어리석은 리더는 자기 잘못까지도 부하의 책임으로 돌린다(주세페 마치니). 가장 훌륭한 리더는 자신이 바라는 일을 맡길 적임자를 고르는 감각이 있으며, 그들이 그 일을 하는 동안 간섭하지 않을 수 있는 자제력을 가진 사람이다(루스벨트). 

리더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역경에서도 불만을 품지 않고, 영달을 해도 기뻐하지 않으며,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성공해도 자만하지 않는다(장자). 리더가 되고 싶다면 강해지되 무례하지 않아야 하고, 친절하되 약하지 않아야 하며, 담대하되 남을 괴롭히지 않고, 유머를 갖되 어리석지 않아야 한다(짐 론). 리더의 열정과 낙관주의가 일으키는 파문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마찬가지로 리더가 불평하고 비난하면 그의 동료들도 똑같이 행동한다(콜린 파월). 만약 당신의 행동으로 다른 이들에게 더 큰 꿈을 갖게 하고, 더 배우게 하고, 더 나은 행동을 하게 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한다면, 당신은 틀림없는 리더이다(존 퀸시 애덤스).

많은 조직에서, 보스가 자신이 리더라는 착각을 한다. 작은 조직에서, 보스만 있고 리더가 없는 팀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좋은 리더가 될 자신이 없는 보스는 직급은 자신보다 낮더라도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팀원을 뽑아야만 한다. 치과의사들은 개원의나 교수나 조직의 관리자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조직보다 개인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직원들과의 불협화음이 생기는 경우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직원들의 애티튜드나 열정, 오너십 문제로 고민하는 치과의사들이 너무나도 많다. 물론 그 원인이 정말 사회 분위기나 직원들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 자신이 과연 사람들을 열정적으로 따르게 만들 수 있는 리더인지 한 번쯤은 스스로 고민해 보는 것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