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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 원장의 오늘] 잠재적 고객에게 치협 회원권을 팔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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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 원장의 오늘] 잠재적 고객에게 치협 회원권을 팔아보자
  • 이수형 원장
  • 승인 2018.03.1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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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연세루트치과) 원장
이수형(글로벌치과) 원장

작게는 일부 보수교육이나 의료분쟁시의 도움에서부터 크게는 협회장 선거권까지가 치과의사의 면허가 아닌 치협 가입과 회비납부에 달려있다. 이는 ‘권리와 의무를 다한 회원’으로 에둘러서 표현되고는 한다. 하지만 이 표현을 뒤집으면 미가입 회원은 ‘권리와 의무를 다하지 않은 회원’이라는 비난의 시각이 강하다. 무정부주의자나 반동분자와 같은 낙인까지는 아니더라도, 방관자 혹은 무임승차자 정도의 인식은 크게 숨기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응당 내야할 회비’를 내지 않았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그 동안의 가입 독려 방안이 딱히 결실을 거두지 못했기에 지금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구회에서 이사를 맡아 막내로 활동하고 있지만, 사석에서 미가입 치의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나름의 논리와 이유에 말문이 막히기도 한다. 깊게 이야기가 들어가면, 수십년 동안 해결되지 못하고 쌓인 문제라 서로에게 섭섭함과 원망섞인 부정적인 감정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미가입 회원에 대한 관점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치협의 공익성이나, 치과의사의 직업적 소명의식 등을 배제하고 경제학적으로 생각해보자. 사실 치협에 가입하는 것은 가입비, 연회비 등의 비용을 내면 회원의 권리를 얻는다는 점에서 일종의 상품으로 볼 수 있다. 명명하자면 ‘치협 회원권’이 되겠다.

골프장 회원권처럼 나중에 양도는 불가능하지만, 초기 입회비와 연회비로 구성된 배타적 유료 회원권은 그리 드문 성격의 상품은 아니다. 이런 식의 접근이 어느 한쪽을 공격하거나 비아냥하려는 의도는 아님을 분명히 밝혀둔다. 

마케팅 관점에서 봤을 때 미가입 회원은 잠재적 고객이다. 설령 그들 중 일부는 냉담한 고객일지언정 잠재적으로는 고객이다. 경쟁상품 혹은 대체품이 존재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그렇다. 실제 미가입 회원들을 유치하는 데에 가장 큰 걸림돌이 회비의 문제임을 감안하면, 치협 회원권을 미가입 회원에게 판다고 보는 마케팅 관점은 유효하다. 그리고 이렇게 보면, 목표가 분명해진다. 그렇다. 잠재적 고객에게 치협 회원권을 팔아야한다!

치협 회원권을 더 매력적인 상품으로 혁신해서, 고객에게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구매의 부담을 낮추고, 구매로 이어지게 유도해야 한다. 갤럭시s9도 그렇게 팔고, e클래스도 그렇게 팔고, 오스템도 그렇게 판다. 굳이 길게 부연할 필요성을 못 느낄만큼 그들의 마케팅을 우리는 피부로 느끼면서 살고 있다. 

일반회원이 치협을 찾는 일은 대개 비정기적이고 개별적이다. 그렇다고 산수유도 아니고 ‘회원에게 참 좋은데 말할 방법이 없네’는 곤란하다. 매장에서 새로 나온 핸드폰을 만지고, 시승을 하고, 핸즈온을 하듯이 ‘치협에 가입했을 때 좋은 점 체험’을 제공해야 한다. 

모든 회원들이 동시에 공통적으로 겪는 이벤트는 뭐니뭐니해도 협회장 선거다. 투표의 짜릿함은 강력한 체험이다. 직선제의 도입은 분명히 치협 회원권의 매력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일조했다. 치협 회장이 선거 무효 판결을 전격 수용한 것은 화룡점정이다. 선거 시스템이 당선자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직선제의 가치를, 나아가 회원권의 가치를 크게 올렸다고 본다. 

그렇다면 맛보기용 체험판으로써, 다른 협회처럼 입회비 및 선거 당해 회계연도를 제외한 최근 2년간 연회비 완납자에게는 선거권을 주는 것도 참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지난 선거 때 더 많은 미가입 회원들에게 선거권을 더 많이 풀었더라면 이번에 투표를 한번 더 하게 되는 ‘1+1’ 경험으로 이어지면서 가입 독려에 있어서 히트를 쳤으리라 생각한다. 마케팅에는 늘 타이밍이 있는데, 치협 회원권을 팔기 위한 타이밍은 선거 시즌이 적기임에 틀림없다. 

구매의 부담을 낮추고 유도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기존 마케팅 사례들의 벤치마킹과 다양한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구체적인 돈 이야기까지 이 글에서 하기는 좀 어렵지만, 다만 지불 방식이나 금액을 쪼개는 방법 등에서 가입시 택할 수 있는 옵션들을 더 다양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조건 팔아보겠다는 절박함으로 무장된 영업사원의 한시적 채용은 무리일까. 치과쪽 업체들에게 노하우를 전수받는건 어떨까. 가입 회원이 미가입 회원을 데리고 오거나 동반 가입하면 일정 혜택을 준다든가. 일정 목표가 달성되면 모든 회원의 회비 인하를 약속한다든가. 마케팅이라는 타이틀 아래에 많은 금기가 파격으로 정당화된다. 고상하지 못한 이런 이야기가 미가입 문제를 방치하는 것보다 부끄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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