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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 1년 달라진 치과계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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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 1년 달라진 치과계 풍속도
  • 정동훈기자
  • 승인 2017.10.13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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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청탁 의뢰 사라져 … 환자 감사 표시 선물도 ‘NO’

진료청탁 의뢰 사라져 … 환자 감사 표시 선물도 ‘NO’
외부 교수 강연 줄고, 학회·업체도 변화 바람 

이른바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됐다. 그간 관습적으로 행해졌던 청탁 문화를 근절하고자 마련된 청탁금지법은 치과계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김영란법은 국립 및 사립대 교수 등을 포함한 적용대상이 직무 관련자로부터 3만 원 이상의 식사 대접, 5만 원 이상의 선물, 10만 원 이상의 경조사비를 받는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치과대학병원이나 대학 등은 시행 초기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잠재우고 김영란법을 착실히 준수하는 분위기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치과대학병원들의 가장 큰 변화는 진료나 수술 청탁이 줄어든 것으로 꼽힌다. 김영란법 시행 초부터 치과대학병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의 첫 사례가 되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고, 개인 일탈로 인한 위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교육과 시스템을 안착시켰다.
B대학치과병원도 법무팀 내에 TF를 꾸려 교수들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시행 중이다.

B치과대학병원 모교수는 “병원 차원에서 여러 차례 교육을 진행하고 김영란 가이드북을 마련했다. 김영란법 시행 전에는 진료 순서를 앞당겨달라는 부탁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B종합병원 치과 김모교수 또한 지인들도 의식적으로 부탁을 하지 않고, 부탁이 와 거절할 때도 분명한 명분이 있어 부담이 없다”고 전했다.

진료를 받은 환자가 의료진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전달하던 케이크나 떡과 같은 선물도 받지 않는다. 치과대학병원들은 원내 곳곳 눈에 띄는 곳에 김영란법 시행을 알리면서 감사의 선물을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설치했다.

교수들의 외부 강연 나들이도 줄어들고 있다. 모 치대 이모교수는 소속되어 있는 분과학회 강연에만 얼굴을 비추고 지난 1년 간 외부활동을 대부분 끊었다.

L교수 뿐만 아니다. 괜한 구설수를 만들기 싫은 교수 상당수가 정부기관 및 공공연구소 자문회의 외의 자문이나 외부 강연을 줄이고 있다. 강연이나 자문 회의에 참가하고 교수들이 받는 사례금은 시간당 20~30만 원 선. 교통비와 식비를 제하면 남는 게 없다.

김영란법에 대한 치과대학과 치위생(학)과 학생들의 평가는 긍정과 부정이 공존한다.
긍정적인 평가는 대학 내 남아있던 불필요한 관행이 없어졌다는 점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학생들은 합당하지 않은 이유로 교수에 성적 변경을 요구하는 일을 자제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변화로 꼽는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학생이 교수에게 성적 정정을 요구하는 행위는 부정청탁에 해당된다.

치과의사 국시 패스, 스승의 날, 선배나 스승의 정년퇴임에 아무리 작은 선물일지라도 주고받는 행위 자체가 금지돼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건조해지고 있다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있다.
한 대학원생은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을 주는 것까지 법에 위반되고 있는 지 따져야 해 아쉬운 점이 많다”라고 말했다. 일상의 관계에 ‘법’이 들어오면서 사제지간에 ‘벽’이 생겼다는 아쉬움이다.

김영란법 시행 여파는 학회에도 미쳤다. 기자간담회를 대폭 줄이고 연자 식사비용 제한 및 연자 섭외 비용도 청탁금지법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

업체들의 영업 환경 역시 달라졌다. 병원 내부 교육이 철저하고, 영업사원들 역시 이 같은 분위기에 공식적으로 가능한 제품설명회나 세미나 외에 문제될 만한 영업은 피하고 있다.

김영란법에는 금전 및 음식물을 제외한 선물 상한선이 5만원으로 규정돼있다. 하지만 해당 기준과 별도로 선물 제공을 최소화하는 업계 현실이다. 지난 추석 명절 선물비용도 크게 줄었다. 선물을 간소화 시키고, 김영란법에 적용 받는 대상자는 피해 선별적으로 선물을 주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1년이 지나면서 법을 지키려는 분위기가 잡혔다”며 “본사에서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하면서 직원들을 예의주시하기 때문에 더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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