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경 원장의 감성충만] 양치기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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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 원장의 감성충만] 양치기소년
  • 조선경 원장
  • 승인 2017.08.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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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예인치과의원) 원장

양치기 소년은 드넓은 초원에서 양들을 돌보며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초원은 장난기 많은 소년에게 견디기 힘든 심심한 곳이었다. 무료했던 소년은 마을 사람들에게 장난을 치기로 마음먹었다.

“늑대가 나타났어요. 도와주세요.” 소년의 외침에 놀란 마을사람들은 양을 지키기 위해 달려갔지만 깔깔대며 웃고 있는 소년만 발견했다. 다시 심심해진 소년은 거짓으로 “늑대야! 늑대!” 소리치며 도움을 구했고 그소리에 사람들은 달려갔지만 소년이 거짓말을 한 것임을 알고 화를 내며 돌아갔다.


어느 날 늑대가 진짜 나타나서 놀란 소년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했지만 양치기소년의 외침을 들은 마을사람들은 거짓말로 여기며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고, 소년은 양떼가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바라봐야만 했다.

이 이야기는 사람이 거짓말을 계속하면 나중에 진실을 말해도 아무도 믿지 않기 때문에 남들에게 신뢰와 도움을 얻으려면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알려주는 이솝 우화이다.

내가 어릴 때부터 북한이 쳐들어와서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이따금씩 방송되면 온 나라가 뒤숭숭하고 어른들은 생필품을 사재기하느라 난리법석이곤 했다.

또 나라에 굵직한 선거가 있을 때면 북풍으로 이익을 보는 세력에 의해서 심심치 않게 전쟁설이 불거지도 했다.

몇 년 전에는 북한이 핵을 실험하고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외신으로 사람들이 불안해하자 국내방송은 가난에 허덕이며 아사직전에 배만 볼록한 아이들의 영상을 내보내며 북한의 열악한 경제상황으로 핵개발은 불가능하다고 비아냥거렸다.

1991년 12월 25일 고르바초프의 소련 해체로 소련의 공화국이 15개 나라로 독립하며 냉전이 종식되었다.

1994년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해지면서 탈북자가 속출하자 체제붕괴의 위협을 느낀 김정일은 핵무기 개발을 시작한다.

그는 북한 핵사태로 한반도 군사긴장을 유발시켜서 협상을 유도하여 경제 원조를 받고 다시 군사긴장을 업그레이드한 후 협상을 이끌어 경제원조를 받으면서 2006년, 2009년 두 차례의 핵실험을 단행하였다.

2011년 김정일 사망이후 김정은이 최고 권력자가 되면서 3대 세습체제를 이루었고 2016년까지 6차 핵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북한은 1970년대 후반부터 소련의 미사일기술을 익혀서 미사일의 자체개발에 착수하여, 스커드B와 스커드C를 생산했다. 이후 북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급 개발기술을 확보하여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았으며, 1998년 대포동 1호 미사일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광명성 2호 로켓 그리고 2012년 12월 은하3호 로켓 발사에 성공하였다.

올해는 북한이 ICBM을 완성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실을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미국 정보 당국이 결론 내렸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북한을 압박한 발언에 대해 북한이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려는 작전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성명으로 맞불을 놓은 상태여서 북미간 설전이 전면전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격화되어 있고 중국은 한반도 상황이 복잡하고 민감하므로 미국과 북한은 상황을 악화사킬 수 있는 발언과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로부터 군 병력과 장비, 인구밀집지역, 핵심시설 등을 방어하는데 사용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 배치마저도 주저하며 말을 아끼고 있다. 정부는 북한 미사일이 우리나라 영토를 위협하지 않고 미국이나 일본을 겨냥한다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고, 국민들도 현재 상황을 그동안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소성하는 북풍쯤으로 오인하고 있는 것 같다.

스마트폰에서 전쟁위험설을 검색한 딸아이가 “엄마, 진짜 전쟁나면 어떡해” 심각하게 물을 때 “별일 있겠니. 엄마 어릴 적부터 늘 있던 얘기야. 너는 공부나 열심히 해”라고 했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개발로 미국국민을 위협하는 북한을 향해 길길이 뛰는 미국대통령을 보면서 그간 북한의 도발을 정치적인 의도로 사용했던 역대 지도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자못 궁금하다.

아니겠지 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TV앞에 앉지만 우리와 관계없는 먼 나라 불구경 같은 북한과 미국의 전운소식을 보면서 양치기 소년 얘기를 떠올리며 진짜 늑대가 나타나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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