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노쇼’에 개원가 ‘벙어리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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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노쇼’에 개원가 ‘벙어리 냉가슴’
  • 정동훈기자
  • 승인 2017.07.20 10: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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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치과 인력난 고착화 … 신입직원 뽑기는 하늘의 별따기

동네치과 인력난 고착화 … 신입직원 뽑기는 하늘의 별따기
면접 ‘잠수’, 하루 일하고 그만두는 직원도 태반

 

많은 개원의들이 직원 구인글을 내도 이력서 하나 받아보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천운이 깃들어 이력서가 왔다한들 아직 넘을 산은 많기만 하다.

이력서가 들어와 면접을 본다고 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면접 ‘노쇼’ 구직자, 면접 보고나서 “생각해볼게요”라고 간만 보는 구직자, 면접을 본 후 “다음 주에 출근할게요”라고 말해놓고 잠수 타는 구직자, 하루 일하고 나서 그만두는 구직자 등 이 모두가 개원의가 두려워하는 구직자 유형이다.

많은 동네치과들이 직원 뽑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네치과의 일손 부족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지만 임플란트, 틀니, 스케일링 보장성이 강화되고 있고, 의료기관 종사자 명찰패용,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최근 개원가가 체감하는 어려움은 전보다 더 커졌다.

서울이나 경기·인천 등에 위치한 치과라도 괜찮은 신입직원 뽑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강남구의 A 원장은 구인구직 사이트에 비용을 지불하고 채용 공고를 올려놓았다. 공고를 보고 여러 명의 구직자가 이력서를 보내왔지만 면접 약속까지 잡아 놓은 구직자는 정작 면접날이 되자 나타나지 않았다. 벌써 올해에만 3차례다. 

구직자가 출근 후 직무 설명을 듣고는 하루 만에 잠수를 타는 일도 허다하다. ‘잠수형’ 구직자의 경우 대부분이 두 곳 이상의 치과에 입사 지원해놓고 첫 출근 전날까지 다른 치과와 저울질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노쇼 구직자’가 양산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이력서만 넣고 실업급여를 타기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B 원장은 “구직 사이트에 채용공고를 올리고 나면 이력서가 들어오지만 면접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근로복지공단에 구직활동을 증명해야 하다 보니 공고를 올리자마자 허수 지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의 실업급여 지급 절차에 따르면 구직활동은 △치과에 방문 또는 우편, 인터넷 등을 이용해 구인에 응모한 경우 △채용 관련 행사에 참여해 구인자와 면접을 본 경우 △당해 실업 인정일부터 30일 이내에 취업하기로 확정된 경우 등으로 규정된다. 인터넷으로 구직 신청하는 경우 치과가 올린 구인게시 화면을 출력하고 입사지원서를 보낸 날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만 제출하면 구직활동으로 인정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이력서 제출 과정을 캡처하거나 직원 공고를 낸 치과에 허위로 이력서를 제출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편법도 가능해져 노쇼 구직자를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구직자가 실업급여를 받는 상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며 이력서를 넣기도 한다. 그러나 이 또한 불법이다.

이에 일부 치과에서는 구인 게시글을 올릴 때 실업급여를 신청하거나 수급 중인 구직자는 아예 지원하지 말라는 문구도 기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편법을 확인해 걸러낼 수 있는 방법은 실질적으로 없는 상태다.

이 밖에도 이름이나 면허 여부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채용공고에 대해서만 캐묻는 구직자도 있다. 채용공고에 모두 적은 사실을 확인도 안 하고 기재한 문의 가능한 시간을 무시하고 밤, 새벽 없이 문의를 묻기도 한다. 면접 보러 오라고 전화를 하면 본인이 지원한 사실도 모르는 ‘묻지마식’ 마구잡이 지원 구직자도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고용주의 ‘갑질’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지만 채용과정에서 의외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는 구직자들도 많다.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치과와 환자, 실제 구인을 원하는 구직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직원 채용이 늦어지면 그만큼 치과 인력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다른 구직자는 면접 기회마저 박탈당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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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구직자 2017-08-21 19:35:56
격하게 공감합니다. 지친다 지쳐~ 뭐하는지 모르겠음

구직자 2017-07-20 16:42:58
더운날 면접보러 오라 불러놓고는 경력이 많다. 이력서에 뻔히 집주소 적혀있는데 멀다. 집근처 알아보라고 말하는 예의 갖다버린 곳도 있습니다. 그럴거면 이력서를 먼저 받지 말던지. 불러놓고 읽어볼거면 이력서를 왜 먼저 보내야 하는건지 모르겠네요.
이력서 받고 쌩~까는 치과도 문제고 구직사이트에 거짓으로 올린 치과들도 많다보니. 단순히 구직자들의 문제는 아닙니다. 한쪽만의 기사가 되서는 안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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