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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교수의 칼럼] 어떤 주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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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교수의 칼럼] 어떤 주례사
  • 김영수 교수
  • 승인 2017.06.2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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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고대구로병원 예방치과) 교수

지금은 초여름이라 날이 좋고 화창하면서 꽃도 피어 있는 분위기라서 결혼하는 신랑, 신부에게 좋은 때인 것 같습니다. 저는 살면서 ‘주례사’라는 걸 딱 한 번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신랑과 신부를 모두 잘 아는 사이라서 부담 없이 주례사를 했던 시절이라고 감안하시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한 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신랑에게 전하고 싶은 덕담입니다.

 

1. 항상 움직이시기 바랍니다.
저는 학생들 강의를 할 때, 바다에서 제가 수영하던 사진을 보여주곤 합니다. 배를 타고 바다 한 가운데 나가서 저를 빠뜨리고 ‘수영’을 시키는 관광코스에서 제가 당황해하는 사진입니다. 제 발 끝에 아무 것도 닿지 않는 두려움, 배가 나에게서 멀어지는 두려움과 원망이 새어나오려 할 때, 신기하게도 저는 잘 하지도 못하는 수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남자의 운명’도 그런 겁니다. 계속 움직여야 살 수 있는 겁니다. 하루도 게을리 지내지 마시고, 가정과 아내를 위해 움직여야 합니다. 신랑의 성실함이 미래의 ‘성공’과 ‘경제적 여유’ 등을 보장해 줄 것으로 믿습니다.

2. 항상 아내의 편을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신랑 옆에 계신 신부는 험한 세상에 홀로 나온 적이 없습니다. 항상 ‘가족’과 함께 살아왔습니다. 이제 그 ‘가족’을 두고 ‘남편’이라는 사람에게 옵니다. ‘남편’ 한 사람을 믿고 온다는 뜻입니다. 앞으로는 남편은 아내에게 믿음을 주어야 합니다. 아내가 설사 틀린 말을 하더라도 아내의 편에 서시기 바랍니다.  제가 살아 보니까 그게 맞을 때가 많고, 그게 편합니다. 신부가 신랑을 믿기 시작하면, 신랑은 이 세상에서 못할 게 없습니다.
다음은 신부에게 전하는 덕담입니다.


3. 남편에게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 남편에게 ‘사랑의 입맞춤’을 꼭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 때에는 서로 마주 보면서 그날 있었던 일도 이야기하며, 서로의 품에서 잠드시기 바랍니다. 남편이 강해 보여도 아내 앞에서는 정말로 약한 존재이고, 옆에서 손잡고 있는 아내의 힘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4. 신부는 좋은 가정을 이룩할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의 평소의 모습이 우리의 자녀를 만들어간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싸우는 부모를 보면 자식도 그것을 배우게 되고, 부모가 나쁜 짓을 하면 자식도 자기도 모르게 물들게 됩니다. 반면에 부모가 책을 보면 자식도 책을 보게 되고, 부모가 서로 사랑하면 자식들도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고 합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생겨난 말인가 봅니다. 항상 두 사람의 좋은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부부가 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신랑, 신부에게 모두 당부하는 말씀입니다.

5. 항상 손을 잡고 다니시기 바랍니다.
누가 무어라고 하면 어떻습니까? 부부 사이가 좋은 건 창피한 일이 아닙니다.
오늘부터 두 분은 잡은 손을 놓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랜 세월 후에 하루 먼저 배우자가 천국으로 갈 때 그 때 놓아주시기 바랍니다.

6. 항상 건강하셔야 합니다.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아프면, 다른 한 분도 아프게 됩니다. 아마도 아픈 사람보다 간호하는 사람이 더 아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랑, 신부는 현재 통계청의 자료를 근거하면 앞으로 60년 이상을 해로하셔야 합니다. 60년 이상의 세월에서 병실에서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셔야 합니다.
이상, 제가 짧은 인생 경험에서 얻은 지혜를 신랑, 신부에게 전해 드렸습니다. 저에게 지금 이 순간 소원이 있다면, 바로 앞의 신랑, 신부처럼 젊어지고 싶은 겁니다. 그 정도로 두 분의 모습이 부러운 겁니다. 앞으로 60년 이상을 행복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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