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여행기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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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여행기⑮
  • 박미리 기자
  • 승인 2017.06.1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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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사막 평원


Ben과 Raji가 가는 대신 오늘부터는 네덜란드에서 온 프란지가 새로 조인했다. 프란지는 Human Geography 석사과정을 공부하는 학생인데, 인류가 처음 기원된 아프리카 대륙을 눈으로 보고 싶어 왔다고 한다. 네덜란드에서는 18세가 넘으면 누구나 집으로부터 독립을 한다고 한다. 대학을 들어가면 자립비용 조로 국가에서 2000불 정도의 돈을 준다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 돈으로 여행을 한다고 한다.

프란지도 아껴둔 돈으로 여행을 하는 참이란다. 북유럽의 나라들이 비슷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니 젊은 나이에 폭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그네들이 참 부럽다.


꿈같았던 이틀 동안의 문명세상에서의 휴식을 마치고 다시 사막 행이다.

이번에는 가꾸어진 예쁜 사막이 아니라 진짜 야생 그 자체의 사막이란다. 오늘 도착하는 Spitzkoppe라는 캠핑장은 물도 없고 수세식 화장실도 없단다. 그야말로 원시적인 생활을 경험하는 곳이다.

Spitzkoppe의 spitz는 독일어로 뾰족하다는 뜻이고 Koppe는 머리라는 의미란다. 독일에서 온 Jan한테 맞느냐고 물어 보니까 맞단다. 산 모양이 특이하다.


남부 아프리카의 산들은 대개가 층이 있는 사암으로 돼 있어 세월에 풍화 되면서 가장 유명한 케이프타운의 테이블마운틴 처럼 위가 편편한 테이블 모양을 가진 것이 대부분인데, 이 산은 화강암으로 되어 있어 우리나라 설악산이나 치악산을 보듯이 날이 살아 있다. 우리는 강원도에 가면 이런 산들이 많지만 이곳에서는 귀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더 대접을 받는 모양이다. 이곳에서 영화 1000bc도 촬영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수천년 전에 Bush man 들이 그린 Bushman painting이 있는데, 동굴 입구에 코끼리, 타조, 코뿔소, 기린 등의 동물들이 한 방향으로 그려져 있다. 동물들이 한 방향으로 그려진 이유는 그 방향으로 물이 있기 때문이란다.

Bushman guide의 설명에 따르면, 사막에서는 늘 물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유목생활을 하는 이들이 이 장소를 떠난 후에도 다음에 이곳에 오는 뒷 사람들을 위해 물의 방향을 알려주기 위함이란다.

과연 동물들이 가리키는 방향을 쫓아가 보니 커다란 물웅덩이(water hole이라고 부름)가 있었다. 이틀 전까지도 비가 내린 덕분에 물이 있어 밤이면 동물들이 물을 마시러 왔다는데, 그 사이에 다 말랐다고 한다.


사막에서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물이 있는 곳으로 모이게 되어있다.

몇 군데 캠핑장에는 현지 부시맨들이 현장 가이드를 하는 곳들이 있는데, 이곳도 현지 부시맨이 가이드를 해 준다. 부시맨들의 현지어 발음이 독특해서 매 단어 앞에 혀 차기 발음의 ‘ㅉ’, ‘ㄸ’를 붙이는데, 우리는 아무리 연습해도 되지를 않는다.

공원 안에는 호주의 배꼽이라는 Ayer’s Rock(Uluru) 처럼 단일 바위로 이루어졌다는 100 미터 정도 높이의 올라갈 수 있는 돌산이 있어 저녁 일몰이 장관이다.

드문드문 bush들이 있는 사막 평원 에서의 거친 모습의 일몰은 더 신비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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