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트럭여행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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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트럭여행⑫
  • 이승종 교수
  • 승인 2017.04.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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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과 맛이 있는 곳

Swakopmund는 독일의 오랜 식민지 도시답게 모든 도시가 독일 냄새를 물씬 풍긴다. 모든 건물과 도로가 독일식으로 지어졌고 길도 널찍해서 여기만 보면 아프리카인지 독일인지 구별이 안 된다.

아마 이곳은 1920년 독일이 물러나고 그 뒤 오랜 기간 동안 남아프리카연합의 통치를 받은 이후에도 독일인들이 상당한 지분과 권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

 



해안을 따라 고급별장과 주택들이 이어져 있고 산책로도 아주 멋지게 조성돼있다. 해안가에서 바다 한가운데로 이어지는 나무로 만들어진 전망다리는 무려 길이가 200m는 되어 보이는데, 한쪽으로는 낚시꾼들만 갈 수 있는 전용공간이 있고 다른 한쪽으로는 일반관광객들이 다닐 수 있는 통로가 있다. 그 밑으로는 Jetty 라는 멋진 레스토랑이 있어서 식사를 하면 바로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나다니는 사람들도 거의가 백인인데, 우리가 갔을 때는 겨울철 비수기라서 그런지 시내 한복판이 도로공사 중이어서 다소 어수선 했지만 성수기 사람들이 붐빌 때는 어떠할지 가히 짐작이 갔다.

그렇게 풍요롭게 보이는 중에도 현지민과 영세 상인들은 새벽부터 관광객을 상대로 물건을 팔려고 ‘One Dollar’를 외쳐댄다. 이래저래 힘없는 나라 백성들의 삶은 고달프기만 하다.

이곳에서 관광객들한테 가장 인기가 있는 해산물 음식점은 전망다리 밑에 있는 Jetty와 Tug인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벌써 Tug는 예약이 꽉 찼다고 해서 일행 모두가 시내에 있는 ‘나폴리타나’라는 나폴리 음식점으로 몰려갔다.

아프리카 여행 중 가장 좋은 것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경치일 것이고 그 다음이 음식일 것이다. 신선하지 못한 재료를 가지고 양념으로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닌 신선한 원재료 있는 그대로의 맛을 살려 맛이 일품이고, 가격 또한 착하다.

스테이크를 포함해 거의 모든 메뉴가 1만 원 이하이고 와인도 거의가 5~6천 원 선이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와인은 Pino Tage라는 종류인데, 카베르네쏘비뇽과 메를로 중간쯤 되는 맛이라고 보면 된다. 어쨌든 실컷 먹고 인원 수 대로 나누고 보면 일인당 1만5천 원 정도가 되니 천국이 따로 없다.

다음 날은 스와코프문트(현지 사람들은 독일식으로 스바코프문트 라고 읽는다) 주변의 모래언덕에서 모래놀이(Optional Activity)를 하는 날이다.

아침은 롯지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오랜만에 제대로 된 접시에 제대로 된 식기를 가지고 아침식사를 하고 10시에 Activity Pick up이 올 때까지 느긋한 시간을 가졌다. 이메일도 확인하고 카톡도 하고 책도 읽고 정말 휴가를 온 기분이다.

오늘 하루는 선택이기 때문에 Activity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은 하루를 자유롭게 보낼 수 있지만 모처럼 먼 길을 왔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은 없다.

최소 한 두 개의 Activity를 신청해서 참여하는데, 우리는 오전에는 샌드보딩, 오후에는 사륜 사막오토바이가 예정돼 있다.

10시쯤 되니까 샌드보딩 픽업이 왔다. 우리 일행은 모두 일곱 명이 함께 밴을 타고 모래언덕으로 갔다. 막상 가서 보니 언덕의 경사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길이도 꽤 긴 것이 용평 레드라인 직벽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스노우보드 안 한지도 5년이 넘었는데 내심 은근히 걱정이 된다. 다른 팀에서 합세한 일행 포함해서 모두 10여 명이 되는데, 우선 스탠딩(서서 타는것)과 라이다운(보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판대기에 엎드려서 배로 깔고 타는것)으로 나눈다.

스탠딩 그룹은 먼저 키와 발 크기에 맞는 장비를 고르고 장착요령을 배우니 유경험자와 초짜를 또 따로 세운다. 나를 포함해서 미국 젊은이 하나, 불란서 아가씨 한 명 등 세 명이 경험자이고 나머지는 전부 초짜란다. 용감들도 하지…. 나머지 몇 명은 판대기 보딩을 한단다.


샌드보딩은 리프트나 로프웨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어서 생으로 메고 올라가야 한다. 에고…. 워밍업으로 생각하고 지고 올라가는데, 새벽일출을 보기 위해 샌드듄의 날카로운 릿지를 올라갈 때와는 달리 모래가 다져져서 그런지 생각보다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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