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6:20 (화)
초등학교 입학시즌 워킹맘들 한숨 깊다
상태바
초등학교 입학시즌 워킹맘들 한숨 깊다
  • 정동훈기자
  • 승인 2017.03.13 13: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닥터·치과위생사 워킹맘 ‘근무 단축’, ‘퇴사 고민’

페이닥터·치과위생사 워킹맘 ‘근무 단축’, ‘퇴사 고민’
시간선택제·육아휴직 아직은 ‘그림의 떡’

#페이닥터인 A 치과의사는 자녀의 초등학교 예비소집에 다녀온 이후 근무일수 단축을 결심했다. 이미 첫째 아이 외에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사실을 체감한 순간, 책임감과 부담감이 밀려왔다. 어린이집 종일반을 다니며 저녁에 집에 오던 아이가 점심때 돌아온다는 생각을 하자 많은 고민이 됐다.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에 따라 치과계 워킹맘들이 술렁이고 있다. 워킹맘 페이닥터의 경우 근무 일수 단축을 고민하고 있고, 치과위생사 워킹맘들의 경우 현실적으로 육아휴직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퇴사로도 이어진다.

출산과 육아까지 잘 버틴 워킹맘들이 ‘초등학교 1학년’의 문턱에서 무너져 직장을 그만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 아이를 둔 B 페이닥터는 치과를 올 초 그만 뒀다.
첫째가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었고, 학부모들 모임에 제대로 참석하지도 못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B 페이닥터는 “워킹맘의 아이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첫째 아이가 반장을 맡게 돼 학부모 연락을 직접 해야 하는데 빡빡한 진료 시간으로 시간이 제대로 안나 아이의 학교 생활 관리를 제대로 못해준 게 가슴이 아팠다”고 토로했다.

담임교사가 대놓고 싫어해서 일을 중단하기도 하고, 아이가 적응하지 못해서 그만둔 워킹 맘, 숙제와 준비물 등을 매일 놓치는 아이에게 미안해서 일을 포기하는 워킹맘 등 ‘초등학교 1학년’을 기점으로 ‘경단녀’가 된 워킹맘이 치과계에는 차고 넘친다.

초등학교 입학 시기는 그 어느 때보다 부모의 관심이 많이 필요한 때다.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까지 엄마의 도움이 상당히 필요해 워킹맘들이 퇴사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 시기.

퇴사보다는 육아휴직이나 탄력근무제를 활용하는 것이 좋지만 시간선택제를 활용하는 치과는 700여 개 뿐이며, 1450명의 치과계 종사인력만이 시간선택제를 이용해 취업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제도는 4~6시간만 일하면서 전일제 노동자와 임금에서나 복리후생 면에서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그러나 치과의 특성상 여성 구직자가 원하는 시간대와 치과가 필요로 하는 시간대가 맞지 않거나 기존 직원과의 갈등이 발생해 취업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돌봄교실도 맞벌이를 위한 제도지만 신청 자체가 평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밖에 안 된다. 신청도 바로 되지 않고 신청을 하려면 입학 전부터 치과를 두 번 이상 조퇴하거나 지각할 수 밖에 없다. 

대선을 앞두고 유력한 대선 주자들이 일하는 부모들을 위해 초등학교 교육시간 확대와 양육수당 및 보육료 지원 격차 조정 등의 공약을 밝히기도 한 만큼 현실에서 워킹맘의 마음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직장을 가진 엄마들은 자녀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면 버티지만 초등학교 1학년부터 엄마들의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집, 유치원에 보낼 때보다 초등학교에 있는 시간이 너무 빨리 끝난다. 방학 때는 더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국민구강건강을 위해 노력한 동네치과와 임신과 출산, 육아 등을 통해 저출산 문제 해소에 사회적으로 기여한 워킹맘들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지 않는다면 매년 워킹맘들의 마음 고생과 치과계 구인난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