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T] 내원자와의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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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T] 내원자와의 커뮤니케이션
  • 황윤숙 교수
  • 승인 2017.02.23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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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 난(難)치기

세번째 콩심기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 난(難)치기

상대가 듣고 싶도록 그리고 내가 하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방법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자

요즘은 거리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것은 신기한 일도 또 드문 상황도 아니다. 또한 외국에 거주하면서 한국에 한 번도 와보지 않은 외국인도 한국말 배우고 한국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30년 전만 해도 외국인을 본다는 것은 시선이 자꾸 가는 일이었고 그것도 한국말을 하는 외국인은 아주 신기하기만 한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추석이나 설에 TV 명절 특집 프로로 외국인 웅변대회가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지금도 생각나는 연사가 두 사람 있다. 첫 번째 인도 출신 외국인이 “왜 한국 사람은 모두를 인도(India, 印度)로 보내려고 하나요?”라고 외쳤다. 이는 보행 시 차도로 다니지 말고 인도(人道)로 다니라는 표지판을 잘못 이해한 우스운 사례였다.

두 번째 이야기는 한국말을 배우고 싶던 외국인이 길에 누워 이런 경우 어떤 표현을 사용하나 알아보려 했는데 지나가는 행인들이 “이 사람 자빠졌네. 꼬꾸라졌네, 자리 깔았네. 혹자는 밥숟가락 놨네” 등 너무 다양한 표현을 해 그냥 너무 어려워 일어났다는 경험을 이야기 했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은 의사소통을 말한다. 즉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뜻이 서로 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 생각을 전달하는 것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몸짓으로 전달하기도 하고, 글 혹은 그림을 이용하기도 한다. 또한 병원의 내원 환자들은 표정만 보아도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고통에 대해 의사소통이 된다. 의사소통의 성공과 단절은 커다란 실수나 유창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작은 실수, 단어 하나에서 무너지고 회복되기도 한다. 독자들은 그동안 다양한 소통의 방식들에 대해 여러 자료들을 접했고 세미나에서 배운 것들을 현장에서 적용해 보기도 했기에 오늘 지면을 통해서는 의사소통에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두 가지에 대해 이야기 해 보기로 하자.

내가 말한 것을 상대가 그대로 이해했다고 생각할 수 없다 

첫 번째는 “인도로 가시오”를 잘못 이해한 외국인 같은 경우이다.

인도사람은 인도라는 단어를 자신의 나라로 먼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경우는 흔히 한자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 한자를 몰라 생긴 오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또한 같은 발음인데 다른 글이 되기도 하고 같은 글자를 다르게 읽기도 하는 것은 다른 문화권의 언어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며 우리나라 말에도 나타난다. 즉 눈(目)과 눈(雪)~~의 차이에서 오는 발음상의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작은 차이들이 내가 이야기 하면 상대는 그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언어를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해하기도 한다. 즉 대화 과정에 어떤 이야기들은 각자의 경험을 통과해 전달되기 때문에 내가 말한 것을 그대로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해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가령 내가 눈(目)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병원 오는 길에 눈(雪)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 단어는 말하는 사람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며, 그 과정에 오해가 발생하고 전달 내용이 왜곡돼 문제가 발생돼 어려운 상황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물론 어려운 상황을 소통을 정확히 함으로서 해결하는 긍정적 경우도 있다.  


올바른 표현과 적절한 경어 사용

두 번째는 한 가지 행동에 여러 표현이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웅변대회의 두 번째 사례처럼 한국어에는 여러 특징이 있고 그 중 하나가 한 가지 상황이나 현상을 표현하는데 여러 단어와 표현의 다양함이 있으며, 상대를 높이기도 또 낮추기도 하는 품격을 표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가 사용하는 단어를 통해 그 사람의 인품을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카페나, 상점 등 우리 주변에는 흔히 적절하지 않게 표현하는 사례들을 만난다. 즉 커피가 사람보다 높고 아말감에게도, 유니트 체어에게도 최고의 경어를 사용한다. 어떤 경우에는 너무 경어를 사용해 상대를 바라보기가 불편해 지기도 한다. “들어오실게요”나 “나가실게요” 같은 정체불명의 표현 방법들….

신뢰감이란 것은 모든 것을 다 경험한 뒤 종합적으로 결정되는 평가가 아니라 처음 대화 과정에서 생기기도 하고 첫 단어에서 상실되기도 한다. 또한 대면에서 얻어지는 신뢰감이 나머지 것들에 대해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환자와의 모든 접점에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큰 기계가 고장이 나고 움직임이 멈추는 것은 크나큰 결함이 아니라 작은 나사하나가 빠짐으로서 발생되는 문제일 수도 있다. ‘나사 하나 쯤이야’라고 간단하게 생각하고 흘려버리기 쉬운 단어 하나, 발음 하나에서 발생하는 앞서 말한 문제 해결의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집중적으로 훈련받아야 할 사람이 접수직원이나 상담가라는 생각은 지워야 한다. 물론 치과방문 시 첫 대면(환경과 분위기, 시스템 등을 제외한 사람으로서)이 접수직원이나 상담가이기는 하지만 의사소통은 진료실 직원과도 치과의사와도 진행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모든 구성원들이 의사소통에 대하여 함께 공부하고 훈련 받아야 하며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또한 대화 과정에 항상 반박음질을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화자가 말하는 것을 청자가 같은 내용으로 이해했는지, 그 내용을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라는 과정을 말한다. 이 방법은 질문을 통해서나 아니면 조금 전에 말한 주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한 번 더 이야기하면서 확인하는 것이다.


자신을 평가해보는 것이다. 교육 중에 특히 언어 습관들은 삼겹살집을 다녀오면 내 몸에 삼겹살 냄새가 배어들듯이 나도 모르게 스며드는 것이기에 하루아침에 고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우선 무엇이 수정돼야 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내원자들과 주고받는 대화들을 수시로 녹음 하여 듣고 수정해 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나의 고정관념과 습관으로 발견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녹음내용을 직원들과 공유하면서 토론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의사소통에 정석은 없다

다만 상대방에게 내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게 하려는 노력보다 상대가 듣고 싶도록 그리고 내가 하는 이야기를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방법에 더욱 노력을 기울인다면 상대는 내가 하는 이야기를 즐겁게 듣고 있을 것이고 우린 이야기가 통하는 사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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