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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원장의 시론] 첫 번째 직선제 선거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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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원장의 시론] 첫 번째 직선제 선거에 부쳐…
  • 이재용 원장
  • 승인 2017.02.0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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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잠실 이재용치과) 원장

 

날이 갑자기 추워지니, 1월이 다 지나간 이제야 겨울인 듯하고, 오는 3월 치과계 첫 직선제 선거가 가까워진 듯해 글을 쓰게 됐다.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면, 인간은 가치 있는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한다. 가치가 있다고 판단을 하기에 평생을 바친 독립투사들이 있고, 요즘도 이 추운 겨울에 광화문 광장에서 하루 종일 피켓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만약 이 사람들이 그 시간 동안 일해서 얻는 노동의 금전적 가치가 하루 종일 광화문에서 피켓시위 하는 것보다 크다고 생각했다면, 그 자리에 서 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소수이다. 대부분의 대중은 일상의 생업에 종사하는 일이 중요하고, 자신에게 미치는 현실적인 영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거에 있어서는 막연한 이상과 가치를 표현하고, 구현할 수 있는 역량과 자질이 되는 사람을 뽑고 싶어한다. 그것이 대표민주주의의 본질인 것이다.



최근 대표민주주의의 단점으로 언급되고 있는 투표자의 무관심과 대표 선출 구조에 관한 여러 논란에서 치과계도 무관치 않아 대의원제 위주의 직접민주주의 체제에서 결국 직접 선거제도를 기반으로 하는 대표민주주의에 발을 딛게 됐지만, 50% 미만의 투표율이 나오는 경우 결국 회원의 무관심이라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하는 문제와 함께 제도 자체의 효율성에 대해 큰 의문을 가져올 것이라고 본다.

이에 첫 직선제 선거를 앞두고 회원이 생각하는 ‘가치’를 후보자들이 어떻게 구현할 것이냐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투표를 꼭 해야 한다는 가치, 내가 이 사람을 꼭 뽑아야만 한다는 가치를 부여하는 일은 본인의 당선보다 더 중요한 치과계 민주주의의 근간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회원들이 생각하는 ‘가치’는 결국 후보자가 치과계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목표와 정직성, 그리고 실현 가능성에 기반을 둘 것이다. 그간 치과계 운영에 관심을 두지 못했던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이 현실을 잘 모르는, 달콤하게 생각하는 비현실적인 공약이 남발되지 않도록 검증하는 체계를 두어 필히 그 진실성과 허구성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또한 변화의 한계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치협의 시스템에 대해 언뜻 불만족스럽고, 덜 체계화된 것 같은 부분에 대해 담당자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그간 어떠한 역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대부분의 경우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협회의 체계를 오랫동안 겪어보지 않은 경우 간과할 수밖에 없는 많은 경우의 ‘개혁하지 못하는 이유와 해법’이 우리 치과계의 역사 안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단순하게 하나의 관점에서 찬사를 보낼 수도, 비판을 가할 수도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얼마 전 이번 집행부의 회장 선거 때 공약 이행률에 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달콤하지 않은 기사이지만, 깊이 그 의미를 살펴보면 나름 성실하고, 한 줄 한 줄에 많은 사람의 땀이 담겨있는 공약 이행률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 직선제 선거기간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달콤한 공약들이 나오겠지만, 지금 집행부와 같은 냉철한 평가가 필요할 것이다.

20여 년 전만 해도 치과계 대부분의 정책과 결정은 치협을 통해 이루어졌고, 구현됐다. 허나 지금 세상은 그렇지 않다. 점차 정부와 기타 단체들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치협의 입지가 줄어들며, 주도권 또한 옅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시기에 단순하게 자기 공명심이나 대표라는 상징성을 위한 회장보다는 진실된 사명감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겸손하고 진실된 자신감을 기반으로 한 후보가 회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대통령 탄핵 시기에 어떤 어린아이가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하거든 우리나라 대통령이 돼주면 안 되냐는 얘기에 그 분이 세계인들에게 보여 줬던 진실됨과 현실적인 비전에 대해 깊이 생각한 적이 있다.

이제 직접 민주주의에 한 걸음 나아가는 치과계의 첫 수장이 될 분도 달콤한 공약과 꼭 돼야겠다는 생각에 기반을 두기 보다는 치과의사들의 ‘정신적 가치’를 자극하는 깊이 있는 연설과 토론을 통해 많은 투표율 및 지지율로 당선됐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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