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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 원장의 감성충만] 부전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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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 원장의 감성충만] 부전자전
  • 조선경 원장
  • 승인 2016.12.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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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자신의 태도나 성향을 아들에게 대대로 전한다는 뜻의 부전자전이란 말이 있다. 모든 아들이 아버지의 성향을 이어받지는 않지만 대다수의 자식들은 부모의 면모를 닮는다고 한다.

나의 자녀도 우리부부의 장단점을 나누어 닮았기에 그들의 잘못을 매섭게 야단치면서도 마음 한편이 편치 않은 것도 이때문인 것 같다. 어려서는 잘 몰랐지만 나이 들면서 부지중에  나의 부모님을 많이 닮아있다는 사실에 가끔 놀라곤 한다. 말씨, 성격, 식성, 걸음걸이 심지어는 자는 모습도 닮아서 나에게서 아버지의 모습을 본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2012년 12월 19일은 18대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이륙한 대통령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건국 이래 처음으로 선출된 여자대통령에게 아낌없는 한 표를 던졌다. 20대에 어머니를 여의고 영부인의 역할을 할 만큼 당찬 분이셨고, 대통령이던 그분의 아버지의 피가 어디 가겠냐는 시어머님의 설득도 있었으며, 나라와 결혼했다는 분이 대통령이 된다면 내 아이들이 살게 될 대한민국을 좀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의 아버지는 대한민국의 제5·6·7·8·9대 대통령이었고 1961년 5·16군사정변을 주도해 2년 7개월간의 군정을 실시했다. 1962년 대통령 권한대행을 시작해 1963년 제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래, 제9대에 이르기까지 장기 집권을 이뤘으며 경제발전을 이룩했으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유신을 선포했고 1979년 측근에 의해 피격, 사망했다.

그분은 재임기간동안 대한민국 최초의 주민등록증제도를 실시하고, 홍수,가뭄과환경을대비해서4대강다목적댐을 준공하고, 일일생활권이 가능하도록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농촌혁명인 새마을운동을 실시했으며, 남북적십자회담,7.4남북공동성명 등의 대북정책을 실시하고, 철강과 조선산업의 기반을 다지고, 서민들의 원활한 도로교통을 위해 서울지하철 1호선을 개통했다.

말년에 본인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민주주의에 반하는 유신독재로 공포정치를 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망자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지라 초창기 이룩한 경제발전 덕에 이 나라가 이만큼 살게 됐다는 좋은 것만 기억하면서 그분의 자식을 아버지로 착각하며 우리나라의 수장자리를 내줬다.

요즈음 주말마다 광화문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자신들의 당혹함과 배신감을 대변하며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고 있다. 현 대통령이 한 일은 통진당 해산, 전두환특별법, 전작권 전환 무기연기, 전교조해산, 현장노조의 민노총 탈퇴 자유화, 개성공단 철수, 북한압박. 국제적 제재 공조, 한미동맹 강화 및 사드 배치, 한일군사정보 보호 협정, 한일위안부 협상 타결, 김영란법 제정 등 잘한 것도 있지만 잘못한 것도 있다. 하지만 지금 느끼는 배신감은 민간인이 국정을 농단하도록 내버려두고 영혼이 없는 정치를 하며 의전만은 행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IMF 때보다 더 어려운 경제상황 때문에 정치에 관심조차 없던 나는 하루종일 뉴스에 몰입하며 소용돌이치는 시국에 넋을 잃고 있다. 대통령 본인의 입으로 ‘증권가 지라시’라고 했던 일들이 사실로 들어나는 상황을 보면서 미드의 CSI 범죄수사드라마에서처럼 결정적인 증거가 들어날 때까지 끝까지 아니라고 하는 범인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최고 책임자로서 행정부를 이끌어 나가는 행정부의 수반인 동시에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원수이며,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국무회의의 의장이 되고, 국군의 최고사령관으로서 국군을 통솔, 지휘하며, 국회를 견제하는 수단으로 법률안거부권을 가진다. 또한 국가 원수로서 외국에 대해 우리나라를 대표해 조약을 체결하고 국회의 동의를 얻어 헌법재판소장, 대법원장 등 국가기관의 장을 임명하는 권한을 가진다.

이처럼 막강한 권력을 가진  현직 대통령이 권한을 잘 이해하고 사용했더라면 선친의 생가까지 불태워지는 불행은 면하지 않았을까 반문해 본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말처럼 유전학적으로 부모의 특성을 자식에게 전하고, 환경적으로 자식들은 부모와 함께 살면서 자라기 때문에 부모의 좋은점뿐만 아니라 나쁜 점도 배운다.

‘아이들 앞에서 찬물 마시는 것도 조심하라’는 말처럼 아이들은 부모를 보며 세상을 배우기 때문에 나의 면면을 잘 살피고 조심해야 될 것 같다. 또한 예로 부터 ‘최고의 스승은 부모’라는 말처럼 가정 내의 가르침이 중요하기에 내 가정을 잘 꾸려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 같다.

오늘 아침 딸아이는 늦잠을 자고도 아침이 돼서야 준비물을 준비하고 확인서를 내밀며 싸인을 해달라고 해서 나에게 야단을 맞고 등교시간이 임박해서 허둥지둥 학교로 갔다. 놀러온 언니가 그 광경을 보며 ‘니딸, 너 닮았네. 모전여전이라더니 맞네’ 하며 박장대소했다. 나도 ‘내가 그랬어?’ 말하며 겸연쩍게 웃었다. 이처럼 내 아이의 미래모습이 지금 나의 인생관, 생활양식이라면 가능한 좋은 면을 보이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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