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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특강] 선생님의 환자들은 이제 건강해졌나요?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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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특강] 선생님의 환자들은 이제 건강해졌나요? ①
  • 박창진 원장
  • 승인 2016.10.20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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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가 ‘치료’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몇 군데의 치과에서 이미 상담을 받은 환자가 내원해 이렇게 묻습니다.
“치아를 안 빼고 교정치료할 방법은 없나요?”
저는 이렇게 되묻습니다. “치료를 해서 뭐가 달라졌으면 좋겠나요?” 그리고 이야기합니다.
“지금 입안의 여러 가지 문제들은 왜 생겼을까요? 먼저 그 원인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 다음에는 치료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지 목표를 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진단과 치료의 목표가 결정되어야 치료계획이 만들어질 텐데 치아를 뺄 것인가 말 것인가는 치료계획이라고 할 수 있죠.
자, 순서대로 함께 생각해봅시다.
 


“여기 이 치아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너무 많이 썩었어요. 일단 썩은 부위를 제거하고 금이나 레진으로 때워야 합니다.”
치과의사는 손상된 치아구조를 제거하는 일을 합니다. 그 자리에 인공물질을 채워 넣습니다.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치관을 모두 인공물질로 씌우기도 합니다. 치아를 빼고 치아 전체를 대체하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 환자는 건강해져서 돌아간 것일까요? 내가 충치와 치주질환을 치료해서 이제 건강해진 것인가요?

치과의사는 결과를 보고 있습니다. 손상된 치아경조직, 흡수된 치조골, 총생을 가진 치열, 이 들은 모두 어떠한 원인에 의해 발생된 과정의 결과입니다. 그 결과를 보고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를 결정합니다. 16번 교합면에 발생된 치아우식증은 핸드피스와 버를 이용해 제거하고 금으로 충전하는 일을 합니다.

모든 환자의 16번 교합면의 우식에 대한 치료계획은 거의 동일합니다. 과연 이 환자 그리고 저 환자는 왜 16번에 각각 우식이 발생된 것일까요? 교정환자의 총생을 치료하기 위해 소구치를 발거할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는 환자의 골격과 근육 그리고 성장발육과정상의 문제 등을 파악하는 소위 진단과정이 언제나 우선됩니다.

 

치아우식과 치주질환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수복치료와 치석제거는 충치와 치주질환을 치료하지 못합니다. 어쩌면 존재하는 문제들을 단기간 동안 덮어버리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오히려 새로운 문제들을 만들어 냅니다.

내가 오늘 합착한 골드 인레이는 수년의 세월이 흐르면 크라운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으며, 그 크라운은 또 일정기간 후에는 임플란트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환자는 치과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하지만 그 것은 어쩌면 치아가 손상되는 과정을 혼자가 아니라 치과의사와 함께 겪어나가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치과의사 모두는 치과질환의 많은 부분이 세균에 의한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세균이 저지른 일들의 결과를 보고 사후처리에만 집중하고 있는 현재의 치과치료는 이차우식으로 명명된, 빠져나올 수 없는 연결고리 속에서 치아가 손상되어가는 과정을 함께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동안의 치과치료는 수복중심으로 교육받아왔습니다. 오늘 치석제거를 했으므로 혹은 우식병소를 제거하고 인레이를 합착했으므로 해당 치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환자에게 ‘치료가 됐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자동적 사고는 잘못된 것이라고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환자의 질병의 원인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않았습니다.

환자 역시 치과에서 주사를 맞았고 아픈 치료를 받았으므로 자신은 건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것 역시 커다란 오류입니다. 치과의사는 치과질환의 원인인 구강 내 세균에 대해 그리고 구강 내 환경개선을 위해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동일한 환경 속에서 손상된 치아조직을 제거하고 대체물을 삽입했을 뿐입니다. 환자 역시 구강 내 환경에 대해 어떠한 개선을 시도한 바가 없습니다. 그저 고통스러운 치료과정을 견뎌내고 비용을 지불했을 뿐입니다.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은 진행되고 있는 만성질환이며 일시적인 수복치료나 치석제거가 아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이 환자는 최근 치과에서 모든 대구치에 충치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교정치료를 위해 의뢰됐습니다. 소구치 부위는 교정치료 시 발거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니 교정진단 후로 수복치료를 미루자고 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이 환자의 교정치료를 시작해도 될까요?
 


환자의 정면사진을 보겠습니다. 16세 남환으로 총생과 비대칭 등을 주소로 내원했으며, 골격성 2급 부정교합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치아에 치면 세균막이 침착 된 것이 육안으로도 관찰가능하며, 전치부의 위생관리상태를 기준으로 한다면 구치부의 상태는 충분히 유추 가능합니다.
 


교정장치가 부착돼 있다는 것은 구강위생상태를 관리하는데 매우 안 좋은 환경이므로 교정장치의 부착 전 충분한 개인 구강위생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2년여의 치료기간 중 치아우식증이나 치주질환은 보다 더 진행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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