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버팅기며’ 부끄럽지 않은 치의로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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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버팅기며’ 부끄럽지 않은 치의로 살라”
  • 이현정기자
  • 승인 2016.08.25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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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치과 만들기 준비위, 철학자 강신주 초청강연
치과의사 행복한 삶에 대한 담론 나눠

 

“행복이요? 행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는 것은 고독하고 힘들어요. 모든 게 고통이죠. 나는 고독하다, 외롭다. 이런 전제들을 자각해야 합니다”

‘치과의사라서 행복하십니까?’를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서 연자로 나선 젊은 철학자 강신주는 “강연회 제목 자체가 틀렸다”고 거침없이 일갈하며 행복을 주제로 한 강의를 펼쳤다.

행복한 치과 만들기 준비위원회(위원장 장영준)가 지난 17일 저녁 강남세브란스병원 대강당에서 마련한 이 날 강연은 치과의사 20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사전등록만 100명에 이를 만큼 관심이 높았던 이 날 강연회에서는 선배, 후배 세대를 막론하고 한 자리에 모여 치과의사의 ‘행복’에 관한 깊이 있는 고민을 나눴다.

“고독한 것은 성숙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겁니다. 외롭고 쓸쓸한 것을 잘 아는 사람만이 나에게 다가온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죠. 반대로 고독을 견디지 못하는 것은 성숙할 기회를 잃는 것입니다. 혼자 있는 것을 못 견뎌서 막 이리저리 연락하죠. 치과에서는 환자들에게 우리 치과에 오라고 마케팅을 하는 예가 될 수 있겠죠. 성숙하지 못한 것입니다. 마케팅이 추한 이유에요”

강신주는 강연에서 ‘치과의사로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이야기하면서 강연 내내 ‘버팅기기(버티기)’를 강조했다. 이윤추구를 강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짜 의사’로 버티라는 메시지.

“아마 스무살, 치대에 입학했던 시절 생각했던 치과의사로서의 이상이 있을 겁니다. 이상은 나무 막대기 같고, 현실은 급류 같아요. 삶이란 나무 막대기를 급류에 꽂고 휩쓸리지 않기로 버티는 겁니다. 나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람인가? 환자의 고통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인가?는 이런 급류에서 얼마나 버텼냐 하는겁니다. 이상은 버티는 거에요”

40~50대 선배 치과의사들에게는 “산이 돼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이제 후배들이 여러분에게 기댈 때입니다. 산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산불이 난다고 도망가지 않고, 누가 똥을 싸도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게 산입니다. 그리고 나면 새가 깃들고, 나무가 자라죠. 선배들이 산이 돼줘야 합니다”

한편 장영준 위원장은 “사회 전반 분야가 녹록치 않은 조건에서 치과계가 할 수 있는 준비와 대응을 논의하며 행복을 누리기 위한 고민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시리즈 강연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준비위는 앞으로 치과의사들의 ‘행복’을 주제로 한 다양한 시리즈 강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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