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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페이 강요하는 ‘블랙’ 치과 … 젊은 치의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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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페이 강요하는 ‘블랙’ 치과 … 젊은 치의 몸살
  • 정동훈기자
  • 승인 2016.05.19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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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치과, 사회 초년생 치과의사 노동력 착취 강요


피해 젊은 치의 혼자 불이익 감수 … 치과계 자정 작용 필요해

끝이 보이지 않는 개원가의 불황은 매해 800여 명씩 쏟아지는 새내기 치과의사들과 예비 치과의사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이를 피해 월급쟁이 ‘페이닥터’의 삶을 선택한 이들의 삶도 순탄치 않다.

개원은 ‘언감생심’ 생각도 하지 못한 사회 초년생 치과의사들이 생존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사무장치과를 비롯한 불합리한 노동을 강요하는 소위 ‘블랙’ 치과들이 이들에게 열정페이, 임금체납, 과잉진료 등 비합리적인 노동을 강요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이중 사회 초년생 치과의사들이 ‘블랙’ 치과의 주 피해사례로 꼽는 것은 열정을 핑계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열정페이’를 꼽는다.

열정과 재능, 재주가 있다면 결론은 모두 ‘돈 조금 줘도 된다’로 이어지는 열정페이 계산법은 ‘블랙’ 치과에서도 똑같다.

A페이닥터는 “치과 구인글에 ‘많이 배울 수 있다’는 말이 적혀있는 경우가 있다. 분명 처우도 좋으며, 많이 배울 수 있는 치과도 있지만, 페이닥터 사이에서 ‘많이 배울 수 있다’라는 말은 ‘봉급은 조금만 주겠다’로 이어지는 치과의사 열정페이 계산법”이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그만큼 ‘임상 수련’을 이유로 페이닥터에게 제시하는 급여 조건은 상상을 초월한다. 첫 면접에서 첫 월급 150만 원, 100만 원을 제시하는 경우는 해당 치과에선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어려운 치과계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사회 초년 치과의사들의 열정을 빌미로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것은 치과계 전체 위상에 있어서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열정페이 사례 외에도 임금 체불하거나 처음 계약과는 다르게 봉급을 일시에 지급하지 않고 임의로 분할해 주는 치과도 페이닥터 사이에서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

서울 B치과의 경우 페이닥터 사이에서 임금체불 등으로 달갑지 않은 유명세를 타고 있는 치과로, 최근 B치과의 구인광고가 인터넷에 올라오자 근무경험이 있는 치과의사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동료들에게 취업을 만류하기도 했다.

매우 높은 조건을 내걸고 페이닥터를 구하는 C치과도 페이닥터 사이에서는 요주의 대상이다.

C치과의 경우 인터넷 구인글에 페이닥터들의 눈길을 모을 만한 높은 조건을 제시하고, 면접 때 점점 조건을 변경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중에 연락 주겠다며 돌려보낸다. 그러나 연락은 하지 않고 구인글은 새로 갱신한다. 물론 높은 급여조건은 그대로 명시돼 있는 상태다.

그만큼 ‘블랙’ 치과는 페이닥터들 사이에서 기피 대상이다. 그러나 해당 정보는 친한 선후배들 간 은밀하게 교류될 뿐 치과계 내에서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해당 치과의 상호가 거론되거나 실제 있었던 사례만 적어도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페이닥터 한 명, 한 명의 입장에서는 피해를 봤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해 일부 치과의 잘못된 관행은 좀처럼 개선될 여지가 보이질 않는다.

이미 해당 개원의가 어느 정도 치과계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쌓아온 상태에서 문제 제기를 하면 결국 불이익을 혼자 감수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나 실제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있어 결국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그만 두는 경우가 많은 것.

결국 이런 악순환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동료 치과의사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블랙’ 치과에 대한 치과계 내부의 자정작용이 필요하다.

적나라하게 ‘블랙’ 치과의 실태를 제대로 고발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야 할 때다.

※ 용어설명
고용 불안 상태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 노동자들에게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등 불합리한 노동을 강요하는 기업을 '블랙기업'이라고 칭하면서 이를 치과에 대입해 '블랙' 치과라고 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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