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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릴륨 유통이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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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릴륨 유통이 아직도?!
  • 구가혜 기자
  • 승인 2016.05.19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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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밀수 유통 가능성 제기 … 아직도 수요 有


기공사 흡입 시 치명적인 폐 질환 유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으로 인해 화학물질과 건강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현재, 인체에 해롭다는 이유로 사실상 수입이 금지됐던 베릴륨 메탈이 일부 치과기공소에서 암암리에 사용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베릴륨 메탈은 과거 기공소에서 널리 사용하던 재료였으나, 국제기준규격 강화에 따라 베릴륨 함량 기준을 2%에서 0.02%로 강화했으며, 식약처에서는 ‘베릴륨이 포함된 치과용 비귀금속합금의 허용기준치 초과 제품 제조수입 금지(2009)’ 조치를 한 바 있다.

사실상 사용이 금지된 것으로 정상적인 구매가 불가능해졌지만, 일부 기공소에서는 아직도 기준치 초과의 베릴륨이 포함된 메탈이 유통되거나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베릴륨은 기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이나 증기 속에 발암 물질이 포함돼 있어 사람이 흡입했을 시 폐 손상이나 상처, 섬유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접촉성 피부염, 궤양, 염증반응, 눈의 따가움, 각막 화상, 호흡기, 순환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베릴륨을 사용하는 치과기공사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산업안전보건청에서는 베릴륨이 포함된 합금을 취급하는 치과기공사들에게서 만성 베릴륨 질환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음을 경고한 바 있으며, 베릴륨에 의한 만성중독은 베릴륨에 노출된 지 15년 이상 돼야 발병한다.

A 치과기공소장은 “베릴륨은 고체상태가 됐을 때는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에게는 해가 없지만 기체 상태에서 흡입 했을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며 “어떠한 이유라도 사용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도 베릴륨을 암암리에 사용하는 곳이 적지 않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베릴륨 메탈에 대한 수요가 분명 있으므로 정상구매가 불가능한 베릴륨 메탈을 중국에서 밀수로 들여오는 경우가 많다.

B 업체 담당자는 “일부 재료상에서 밀수로 들여와 암암리에 파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케이스 없이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서 팔기도 하고…. 성분 표시가 없어 베릴륨이 어느 정도 함유돼 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제품도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공사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베릴륨 메탈을 불법 사용하는 데에는 기공 작업의 ‘편리함’에 그 이유가 있다. 베릴륨이 포함된 합금은 보철물 제작 시 과도한 산화막 형성을 막아주고 도자기와 금속 간의 결합 강도를 증가시켜 작업성이 편리하다.

반면 논 베릴륨의 경우에는 캐스팅 시 메틸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고 산화 시 베릴륨 보다 색이 어둡다. 또한 산화막 컨트롤이 까다로워 작업 시 불편함으로 인해 과거에 지속해서 써왔던 베릴륨 메탈을 다시 찾게 되는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C 치과기공소장은 “MSG 양념을 생각하면 쉽다”며 “조금만 넣어도 음식이 맛있어지는 MSG처럼 베릴륨 메탈 사용 시 캐스팅이 잘 되는 등 작업이 편하고 빠르며, 에러 발생률이 적기 때문에 논 베릴륨 사용할 때 불편함을 느낀 소장들이 다시 베릴륨 메탈을 찾는 상황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기공소장은 “베릴륨 메탈은 후진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메탈로 굳이 쓰려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논 베릴륨을 사용하면서 노하우를 습득해 나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관계자에 따르면 베릴륨 기준을 초과한 제품은 품질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이므로 이러한 제품의 제조수입유통에 따른 형사고발 등 법적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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