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모를 구강용품 치과계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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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모를 구강용품 치과계 ‘모르쇠’
  • 박미리 기자
  • 승인 2016.04.28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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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안 된 성분으로 소비자 현혹

‘잇몸질환 평생 절대로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빨 더 이상 빼지 마십시오!’

서울시내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이 광고는 한 치약회사가 낸 것이다. 치약회사는 자사의 ‘잇몸사랑 치약’이 구강 내 세균증식을 억제하며 플라크를 제거하는 한방치약이라고 말한다. 또 ‘몇 백만원의 가치’를 운운하며 제품은 160g 치약 1개가 2만5000원, 칫솔이 5000원, 잇몸 마사지기를 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전문가 설명 없이 구매 유도

최근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각종 제품들이 정확한 정보 없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칫솔, 치약은 물론 구강청결제 등 구강 관리에 좋다고 알려진 다양한 제품들이 치과계 전문가의 제대로 된 설명 없이 TV광고와 판매원들의 간단한 설명만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는 것.

일부 제품은 일반의약품으로 허가 받았지만 마치 약품 허가를 받은 것처럼 둔갑하는 등 상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 구강케어시장의 규모는 5000억 원으로 매우 크다. 하지만 그 안에서 만들어져 판매되는 대부분의 구강용품들은 치과의사의 조언 없이 만들어지는 것이 대부분. 물론 물건을 구매할 때도 치과의사의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

박창진(미소를 만드는 치과) 원장은 “환자가 칫솔을 구매 한다면 현재의 구강 상태에는 어떤 칫솔이 적합한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는 치과의사는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

구강케어시장을 치과로

‘스크럽 치약’, ‘잇몸마사지기’, ‘한방치약’ 등 시중에 소개되는 제품의 성분을 살펴보면 특별한 성분이 들어있지 않다. 소비자가 상쾌함을 느낄 수 있는 성분이 첨가됐거나 깨끗이 닦인 느낌을 주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사용할 뿐 치아 표면에 붙은 바이오 필름을 제거하는 데는 큰 효과가 없다.

고영민(서울A플란트치과) 원장은 “스크럽 치약에 들어있는 미세 플라스틱 성분은 치주낭에 박혀 치주염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치약이 바이오 필름 제거에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을 환자들에게 설명해 주는 치과의사가 적은 것이 문제다.

박 원장은 “치과의사들이 구강제품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할 때 관여해서 질 좋은 제품을 환자들에게 제대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많은 개원의들이 구강용품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멀리 보면 ‘단골 환자’를 유치하는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환자의 구강위생관리에 관심을 두지 않는 치과의사에게 환자가 오래 남아 있을 리는 만무하다.

이제 치과의사들이 나서야 할 때다. 기본적인 구강용품에 대한 사용법과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들이 셀 수 없이 많은 홍보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환자들에게 구강 관리를 할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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