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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설] 사무장 과도한 영업행위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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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설] 사무장 과도한 영업행위 중단해야
  • 이현정 기자
  • 승인 2015.11.2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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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계가 사무장병원의 규제와 단속에 집중하는 사이 ‘병원 사무장’이 문제로 떠올랐다. 치과계가 최근 그렇다.

병원 사무장은 병원의 진료활동에 필요한 기구, 재료 등의 재고 및 구매를 관리하거나 직원의 채용과 배치, 임금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치과의사가 의료기관 경영자로서 진료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일부 치과에서 운영이나 관리 업무 등을 도맡는 역할로 사무장을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병원 사무장의 정체성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일련의 사건, 현상들이 늘고 있어 우려스럽다. 병원행정이나 총무활동을 벗어나 최근에는 환자 유인, 알선행위에 전격 뛰어들어 ‘영업’을 하는 사무장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이나 부녀회 등의 진료협약 건을 따내는 데 주력하는가 하면, 아예 차를 몰고 다니면서 환자를 치과로 직접 이송한다.

치과의사 명함인지 사무장 명함인지 알 수 없는 명함을 들고 다니면서 치과를 홍보하기도 한다. 이쯤 되면 걸어 다니는 불법 환자유인알선 광고판이지만 치과 내에 소속된 직원이 협약을 맺고, 환자를 유치하는 것을 막을 근거가 여전히 없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사무장들의 이 같은 영업방식은 개원가의 의료질서를 더욱 혼란에 빠뜨리고, 비의료인에 의해 의료가 좌우되는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사무장의 능력을 환자유치 실적으로 평가함에 따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환자유인알선 행위가 잦아지고, 또 그렇게 쌓은 능력치가 병원 경영에서의 영향력을 크게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무장을 고용해 환자유치에 공을 들이던 치과 중 일부에서는 사무장치과와 마찬가지로 비의료인의 권력에 의해 치과경영이나 진료가 좌우되는 참담한 현실이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씁쓸하게 들린다.
젊은 세대의 치과일수록 개원의 연착륙을 위해 사무장의 환자유치 실력을 빌려야 하고, 점차 사무장이 치과경영에 관여하는 정도가 깊어질수록 원장의 경영 결정권, 진료 결정권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악순환을 전하는 이야기에 무력감도 커진다.

사무장의 이 같은 역할은 결국 국민의 건강권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눈 앞의 환자 1명보다 더 큰 이익은 오래도록 치과계가 건전한 의료질서를 위해 노력하고,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데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과도한 여업행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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