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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채용조건에 ‘명품백 지급’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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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채용조건에 ‘명품백 지급’ 까지…
  • 정동훈기자
  • 승인 2015.09.2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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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내건 기형적 구인책 … 구인구직 시장 ‘미스매치’·‘양극화’ 현상

‘구인 공포증’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많은 치과들이 극심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치과계 구인구직 사이트에서는 파격조건을 제시하는 치과들이 하루에도 수 십 건씩 업데이트 된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등록돼 있는 치과들의 직원 구인 문구에는 ‘최고대우’, ‘파격대우’, ‘최고연봉’은 고정 문구로 돼버린 지 오래다.

직원들의 복지 혜택을 위해 연 근무 횟수에 따라 연봉 재계약 시 장려금으로 50~100만 원씩 현금을 일시 지급하거나 친절직원 표창을 통해 수백만 원의 명품백을 준다는 대형치과도 등장했다.

‘현금’에 ‘명품백’ 등으로 직원을 구하는 치과가 많아진다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부작용이 더욱 크다. 주변 치과에서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위화감이 든다는 이유는 차치하고서라도 취업전선에서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구직 희망자들의 눈높이가 개원가 현실에 맞지 않게 높아져 동네치과의 취업문을 두드리는 구직자는 갈수록 줄어드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결국 ‘대형 네트워크형 치과’ 대 ‘소규모 동네치과’라는 기형적인 구직 시장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

일반적으로 대학병원이나 대규모 네트워크형 치과는 연봉이나 복지 등의 처우수준이 꽤 괜찮은 직장으로 꼽히지만 상당수 동네치과들은 그만한 조건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수도권에 위치한 동네치과들은 지방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지방에 위치한 치과의 경우 직원을 적시에 채용하는 것이 연중 가장 큰 행사일 정도로 직원 충원에 목말라하고 있다

지방의 모 원장은 “구인광고를 내도 한 장의 이력서조차 접하지 못할 때가 허다하다”면서 “신규직원 채용이 힘들 때 경력직원도 피로를 호소하며 퇴사 의사를 밝혀 그야말로 ‘멘붕’인 경험을 해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직원이 모자란 상태에서 업무 부담은 기존 직원들에게 돌아가고 중간경력 직원들도 이직하거나, 휴직해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 일선 개원가의 고충이다.

동네치과를 꺼리는 일자리 미스매치는 대학병원이나 대형 치과를 바라보는 ‘해바라기 구직자’도 만들어냈다. ‘연봉’과 ‘안정성’이 그들이 이 곳의 취업을 선호하는 이유다.


치과의사 및 치과위생사 총 10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 설문조사에서는 치과위생사의 73%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취업 조건으로 ‘급여’를 꼽았다.

구직자들도 할 말은 많다. 스스로가 취업 눈높이를 높이고 싶은 게 아니라 눈높이를 높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 끌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구직자들이 3년제 출신을 넘어 4년제 졸업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고등록금과 고물가는 그들의 눈높이도 높아질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대학졸업과 동시에 빚더미에 오르는 대학교육 현실이 마찬가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리 개원의가 구직자들을 붙잡아도 그들은 더 조건이 더 좋은 치과로 떠나고 만다. 이런 일을 자주 경험하면 개원의도 구직자 찾기를 포기한다.

현재 임금과 근로조건 등 불일치로 인한 구인난과 구직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마찰적 미스매치 비율은 상당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구직 희망자들에게 기대치를 낮추라고 해서 될 일은 아니다. 개원가의 끊이지 않는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치과 경영자와 직원 양측 모두 지금의 구인구직 현실을 짚어봐야만 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나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등 치과계 유관단체의 구직구인난 해결책들이 연봉과 복지혜택, 고용형태 등의 동네치과의 현실적 문제를 감당할 수 있는 지를 이제는 점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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