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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성형외과’ 동네치과 잠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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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성형외과’ 동네치과 잠식하나
  • 김정민 기자
  • 승인 2015.09.1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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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설치과 거대 공룡 네트워크로 성장 위험 … 개원가 피해 증가 우려


기업형 사무장치과의 득세에 이어 대형 자본을 가진 성형외과 부설치과들의 일반 진료 덤핑에 동네치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근 강남 신사동에서 개업하던 치과원장은 2배 이상 오른 전세금에 해당 건물에서 쫓겨나다시피 치과 문을 닫아야 했다. 알고 보니 성형외과의 부설치과가 별도의 치과 브랜드를 갖추고 들어오게 된 것이다.

성형외과의 부설치과는 종전까지만 해도 양악수술 시 교정치료를 주요 진료로 삼아 운영이 돼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독립적인 치과 브랜드를 갖추고 모병원인 성형외과와 분리·이전해 별도의 건물에서 진료와 운영을 하고 있는 추세다.

○○성형외과 부설치과는 기존 진료를 하고 있는 성형외과 옆 건물에서 이전해 단독 개원을 했다. 치과의 진료 범위도 대폭 넓혔다.

○○성형외과 부설치과는 거대자본을 기반으로 병원 내부에 치아교정센터와 치아성형센터, 양악, 안면/윤곽센터, 글로벌 센터 등을 구성해 국내 환자, 외국환자 가릴 것 없이 환자를 유치하고 있다.

또한 부정교합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양악수술을 권유하며 모병원인 성형외과로 환자를 리퍼하기도 한다.

연예인을 광고 모델 삼은 소아교정과 성인교정은 기본이며, 라미네이트나 임플란트, 일반 충치치료까지 치과치료 전반을 다룬다. 

과거 성형외과 부설치과가 일부 치과의사들이 성형외과에서 활동하는 가림막으로 활용됐거나 양악수술에서 발생하는 선후 교정에만 집중한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특히 해당 부설치과가 환자 유치를 위한 진료비 할인 이벤트를 펼치자 기존 대형 치과들이 여기에 맞불을 놓으면서 저수가 경쟁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해당 성형외과 부설치과 상담실장은 “치과치료를 할 경우 항상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교정이나 임플란트, 라미네이트 등의 다른 치료를 이어서 할 경우 할인율은 더 높아진다”며 파격적인 할인율과 패키지 치료를 권유하기도 했다.   

기업형사무장치과와 덤핑치과에 더해 성형외과 부설치과 단독 개원 소식까지 접한 지역의 동네치과 개원의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영리추구에 의한 과잉진료를 남발해 국민들의 건강권이 위협 받고, 불법적인 환자유인 알선행위 등으로 인해 환자가 유출되고 있어 매출 감소 등 동네치과들의 경영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 개원의는 “성형외과 부설 치과가 양악수술과 관련된 교정 치료만이 아니라 충치치료 및 레진 등의 일반진료에도 손을 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특히 대형치과 간 가격경쟁 때문에 환자들의 발길이 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그는 “실제 소유주가 치과의사가 아닌 상황에서 영리만 추구하는 치료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성형외과의 부설치과가 국민들의 구강건강증진을 목표로 삼지 않고 매출 증가에만 집중하는 것이라면 결국 질 높은 치과진료는 절대적으로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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