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장치 이용한 식욕조절 프로그램으로 환자 유인
다이어트의 계절을 이용해 검증되지 않는 시술을 홍보하거나 다이어트 제품을 홍보하는 등 치과계 ‘쇼닥터’가 활개를 치고 있다.
기존 쇼닥터들의 무대가 방송이었다면, 이들 쇼닥터들의 주무대는 인터넷 공간이다.
대형 포털사이트 까페나 블로그, 심지어 치과 홈페이지를 통해 치과에서 받을 수 있는 다이어트 비법이나 제품들을 홍보하고 있다. ‘해독주스’나 ‘디톡스 쿠킹’, ‘치과에서 알려주는 다이어트 비법’ 등은 그나마 애교.
4주 동안 8가지 프로그램으로 다이어트를 시켜주는 한 업체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구강 식욕조절을 내세웠다.
A통합의학센터와 B치과가 후원하는 이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저작기능 조절을 위한 식욕억제 치과 장치를 만들고, 영양&식이 교육, 댄스스포츠, 요가 등을 통해 환자들이 요요 없는 다이어트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해당 치과는 구강내 장치를 이용해 교합을 변형시켜 세포다이어트를 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B치과의 식욕억제 프로그램은 몇 가지 프로토콜로 이뤄진다. 다이어트를 원하는 환자가 방문하면 파노라마 촬영 후 구강검진을 시행하고 스케일링을 시행한다. 이후 구강내 교합을 변형시킨 후 불소 바니시를 도포해 세균의 효소 작용을 억제시킨다는 것.
치과에서 전반적으로 치아에 대한 구강건강관리도 받을 수 있고 교합 변형으로 저작기능을 감소시켜 식사량과 식욕을 줄인다는 것이 이 치과의 주장이지만 식욕 억제 치과장치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 없다.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 관계자는 “구강장치로 식욕을 조절하고, 세포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은 관련 임상연구가 부재하고, 치료적인 의미도 없으며, 과학적인 타당성이 없다”며 “만약 환자의 교합을 강제적으로 변형시켜 구치부 저작을 불편하게 만들게 되면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치과에서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식욕억제약에 대한 부작용은 언급하면서도, 구강식욕억제프로그램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의료행위를 하는 ‘쇼닥터’들이 양산돼 개원가가 곳곳에 스며들 수 있다는 점이다.
B치과 원장은 2012년 미용치과를 표방하며 창립된 한 학회의 학술대회에서 250여 명의 치과의사들이 모인 가운데 연자로 나서기도 했다. 구강건강 지킴이를 넘어서 검증받지 않은 지식으로 ‘다이어트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진료과 간 진료 영역 갈등이 심각하다.
치과의사가 국민들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상호 진료영역을 존중하고,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치과계가 먼저 자정작용에 나서야 할 때다.
저작권자 © 덴탈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